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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홍명보호 주전 꿰차기 위한 전제조건은?

홍명보호 출범이후 8경기에서 터진 9골, 그 중 손흥민(레버쿠젠)은 3골을 넣으며 홍명보호 최다득점자로 우뚝 섰다.

손흥민은 15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말리와의 친선경기에서 1-1로 맞선 후반 1분 통쾌한 오른발 슈팅으로 역전골을 기록했다. '맨 오브 더 매치(경기 최우수선수)'에 선정되는 겹경사도 누렸다. 말리전 직후 손흥민은 "선수라면 당연히 90분을 뛰고 싶고 계속 경기에 나가고 싶기 마련이다"라며 선발 출전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그러나 손흥민을 바라보는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의 시선은 여전히 냉정하다. 과연 손흥민이 홍명보호의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을까.

먼저 손흥민의 능력을 살펴보자. 지난시즌 함부르크에서 맹활약한 손흥민은 6월 레버쿠젠 구단 역사상 최고 몸값(이적료 1000만유로·약 151억원)으로 이적했다. 최근 3년간 분데스리가에서 폭풍 성장을 이뤄냈다. 개인기 능력과 폭발적인 돌파 능력은 유럽 톱클래스 선수들 못지 않다. 홍명보호에서도 개인 능력만으로는 단연 손에 꼽힐 정도다.

그러나 개인 능력과 조직력은 별개다. 손흥민은 브라질전에서 후반 19분 교체 투입됐다.약 30여분 그라운드를 누볐다. 활약이 미비했다.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의 앞선 조직력에 홍명보호는 고전했고 손흥민의 개인 능력 역시 빛을 내지 못했다. 측면 돌파는 번번히 브라질의 측면 수비수 마르셀루(레알 마드리드)에게 차단됐다. 말리전은 또 다른 세상이었다. 홍명보호의 조직력이 살아난 말리전에서 손흥민은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이근호(상주) 구자철(볼프스부르크) 이청용(볼턴)과 자리를 바꾸는 유기적인 움직임을 선보였다. 손흥민은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간을 노렸다. 짧은 공간에서의 폭발적인 스피드와 파괴력 넘치는 돌파는 상대 수비수들에게 큰 부담이었다. 역습 상황에서는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선봉에 섰다. 그리고 후반 1분, 팀 전술과 개인 기량이 시너지 효과를 낸 결승골이 만들어졌다. 동료와의 약속된 움직임, 손흥민의 안정된 퍼스트 터치, 반박자 빠른 슈팅 등 삼박자가 두루 갖춰졌다. 즉, 조직력 속에서 개인 능력이 빛을 발휘한 골이었다.

여기서 답을 찾을 수 있다. 홍명보호의 주전 공격수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홍 감독의 지론인 '원팀'에 녹아들 수 있는 플레이가 필요하다. 브라질처럼 강한 팀을 만나는 월드컵 본선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개인 능력보다 팀의 조직력이다. 가장 우선시 되는 팀의 조직력 속에서 손흥민의 개인 능력이 발휘되면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 그러나 손흥민이 '개인'을 앞세워 욕심을 낸다면 더이상 팀은 없다. 동시에 홍명보호의 주전 공격수 자리도 희미해진다.

"A대표팀은 손흥민을 위한 팀이 아니다." 브라질전을 마친 뒤 손흥민을 선발 출전시켜야 한다는 여론에 맞선 홍 감독의 대응이다. 말리전 이후 또 다른 평가가 나왔다. "손흥민의 재능이나 컨디션은 어느 선수 못지 않다. 그런 측면에서 팀에 중요한 선수다. 하지만 월드컵에 출전했던 내 경험으로 봐서, 어떤 팀이 한 선수에 집중된다면 바람직하지 않다. 손흥민이 각광받고 있지만 팀을 위해서 균형을 맞춰줬으면 좋겠다." '유럽의 유망주' 손흥민이 아닌 '홍명보호의 공격수' 손흥민을 바라보는 홍 감독의 시각이다. 홍명보호의 주전 자리를 노리는 손흥민이 곱씹어볼 대목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