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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잠실 라이벌, 명승부가 기대되는 이유

이제서야 제대로 된 라이벌전이 펼쳐지게 됐다.

LG와 두산이 16일부터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시작했다. 서울 잠실라이벌로 불리는 양팀이 포스트시즌에서 맞붙는 것은 지난 2000년 이후 13년만이다. 그 사이 양팀의 행보는 정반대였다. LG는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지난해까지 10년간 가을잔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반면 두산은 2001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비롯해 포스트시즌 진출만 9번을 이루며 강팀으로 도약했다. 그러나 올시즌 LG는 팀분위기 쇄신에 성공, 페넌트레이스 2위에 오르며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두산과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는 전력을 갖췄음을 정규시즌 막판까지 보여줬다.

사기 측면에서 본다면 두산도 만만치 않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2패를 먼저 당한 후 3,4,5차전을 잇달아 잡으며 극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뚝심'으로 표현되는 두산의 팀컬러를 제대로 보여줬다. 5차전까지 치르느라 체력 소모가 많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큰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두산 김진욱 감독의 의견이다.

공수에 걸친 정규시즌 기록을 살펴봐도 양팀은 라이벌다운 행보를 과시했다. 우선 양팀간 맞대결에서 8승8패를 기록했다. 2위 자리를 놓고 혈투를 벌인 지난 5일 시즌 최종전에서는 LG가 5대2의 역전승을 거두며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했다. 정규시즌 잠실 맞대결서 균형을 이루며 굴욕도 면했다. 하지만 먼저 2점을 내고도 불펜진 난조로 역전패를 당하며 4위로 밀린 두산으로서는 두고 두고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정규시즌 팀타율은 두산이 2할8푼9리로 9개팀 가운데 1위를 차지하며 막강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팀평균자책점은 LG가 3.72를 올리며 9개팀중 1위였다. 창의 두산, 방패의 LG로 요약된다. 두산은 팀홈런 95개로 59홈런에 그친 LG에 장타력에서도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이 역전 시리즈를 이룰 수 있었던 힘은 홈런포였다. 홍성흔 최준석 이원석 등 일발장타를 지닌 타자들의 장타력 덕분이었다.

그러나 두산의 아킬레스건은 불펜진이다. 확실한 마무리가 없는데다 주력 불펜투수로 활약하고 있는 변진수 윤명준 오현택은 기복이 심한 편이다. 안정감이 없다. 하지만 LG는 확실한 마무리 봉중근이 버티고 있고, 중간계투진에서도 유형별로 다양한 자원을 갖추고 있다. 단기전에서 불펜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LG가 뚜렷한 무기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에서는 정규시즌의 평균 성적이 중요한 변수가 되지 못한다. 양팀간 승부는 실력 이외의 정신적인 측면이 지배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선수단 뿐만 아니라 양팀 프런트도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사명감을 지니고 있다. 프런트의 사기진작 지원책도 이번 플레이오프의 명승부를 예측케 하는 대목이다. 준플레이오프처럼 5차전에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