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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강2중2약' 32라운드가 그린 선두권 판도

3강 2중 2약. 23년만에 공휴일로 부활한 한글날에 펼쳐진 K-리그 클래식 32라운드에서 그룹A 순위 판도에 새 그림이 그려졌다.

선두권이 요동쳤다. 포항이 다시 그룹A 꼭짓점을 차지했다. 동시에 그룹A는 다시 세 그룹으로 갈렸다. 중위권팀끼리의 승점차가 줄어들며 중위권 순위 경쟁이 안갯속으로 빠져들었고, 하위권 2팀은 막판 반전을 통한 도약을 노릴 수 있게 됐다.

그룹 A의 3경기가 펼치진 9일 클래식 32라운드에서 포항이 울산을 끌어 내리고 선두를 탈환했다. 포항은 안방에서 열린 부산과의 경기에서 0대0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 1점을 추가했다. 최근 4경기 연속 무승부에 5경기째 승리를 신고하지 못했지만 어부지리로 1위에 등극했다.

31라운드에서 선두에 오른 울산 현대가 진 덕을 봤다. 울산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현대家' 축구전쟁에서 0대1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울산은 1m96의 장신인 김신욱을 앞세워 '고공 축구'를 펼쳤지만 1m90의 케빈과 후반에 교체 투입된 김신영(1m86)의 '트윈 타워'에 밀렸다. 0-0으로 팽팽히 맞선 후반 41분에 터진 케빈의 헤딩 슈팅 한방이 자존심을 건 '높이 전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로써 울산은 승점을 추가하지 못하며 3위로 추락했다. 전북은 이날 승리로 2011년 7월 10일 이후 울산전 10경기 연속 무패행진(6승4무)을 이어가며 2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이로써 그룹A의 '3강'은 골득실차와 승점 1점으로 순위를 나눠 갖게 됐다. 포항이 승점 56점으로 전북과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차에서 +17로 전북(+16)에 1골 앞섰다. 울산(승점 55)은 포항과 전북에 승점 1점 뒤진 3위다.

3강 밑에는 바로 '2중'이 자리했다. '슈퍼매치'가 FC서울과 수원의 격차를 좁혔다. 수원이 안방에서 서울에 2대0으로 승리를 거두며 승점차를 4점에서 1점으로 좁혔다. 서울(승점 51)과 수원(승점 50)은 각각 4위와 5위를 유지했다. 두 팀의 격차가 줄어들면서 내년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이 걸린 3위 혹은 4위(FA컵 우승팀이 리그에서 3위 이내 성적을 거둘 경우 4위에게 출전권이 넘어감)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부산은 포항전 무승부에도 그룹A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승점 42점으로 이날 경기가 없었던 인천(6위·승점45)을 추격하는데 실패했다.

그러나 겉과 속이 다르다. 선두인 포항은 32경기를 모두 치른 반면 전북과 수원 인천 부산은 31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다. 울산과 서울은 2경기 씩 덜 치렀다. 김호곤 울산 감독은 "지금 상황에서 순위는 중요하지 않다. 매 경기 승점을 챙기는게 중요하다. 경기를 덜 치른 것도 중요하지 않다. 남은 경기에서 이겼을 경우 의미가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전북의 최강희 감독은 "이제 순위 경쟁이 치열해 무승부는 무의미해졌다. 앞으로 더 공격적으로 나서서 승점을 챙겨야 한다"고 했다.

전주=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