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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논란, 이제는 마침표를 찍을 때가 됐다

기성용(24·선덜랜드)의 SNS 논란, 이제는 마침표를 찍을 때가 됐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기성용이 7일 귀국한다. SNS 파문 후 처음 한국 땅을 밟는다.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은 브라질(12일·서울), 말리(15일·천안)와의 친선경기에 출전할 대표팀 명단에 기성용을 포함시켰다. 직접 영국에 가서 기성용과 면담을 가진 뒤 내린 결정이다. 홍 감독은 지난달 30일 브라질-말리전 대표팀 소집 명단을 발표하며 "이번에 영국 출장가서 만나 진심으로 대화를 했다. 본인도 지난 일에 대해 반성과 후회를 하더라. 선덜랜드의 첫 경기를 본 후 컨디션이 올라오는 것을 확인했다. 이제 기성용이 경기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팬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그리고 "SNS 문제에 대해 가장 먼저 얘기했다. 깊이 반성하는 것을 느꼈다. 다른 선수들과 같이 기성용이 들어온다면 똑같은 마음일 순 없다. 본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7월 영국에서 이메일로 사과한 기성용은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일 예정이다. 그런데 중간 과정에서 그 방법을 두고 문제가 불거지며 잠시 소란이 있었다. 홍 감독이 기성용에게 최 감독을 직접 찾아가 사과할 것을 요청했지만, 최 감독이 이를 거부했다. "3개월 전의 일이고, 직접 전주에 찾아올 필요가 없다. 내가 아닌 팬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최 감독의 의견이었다. 그리고 "당시 지인을 통해 SNS글을 접했지만 진위 여부가 명확하지 않았다. 대표팀에서 기성용을 지켜봤지만 정말 본인이 그런 마음을 갖고 혹시나 대표팀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가 관찰했다. 기성용은 훈련이나 경기 중에 최선을 다했다. 그래서 더 신경 쓰지 않았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문제는 홍 감독과 최 감독이 전화 통화로 의견을 조율하면서 일단락됐다. 두 감독은 이 문제로부터 벗어나기로 했다. 사과를 해야 할 당사자인 기성용에게 맡기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제 문제를 해결할 키는 기성용이 쥐고 있다. 기성용은 8일 파주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 입소한다. 이때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자리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먼 길을 돌아왔다. 최강희 전 A대표팀 감독과 껄끄러웠던 기성용은 3월 26일 카타르와의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 이후 6개월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기성용의 발탁을 두고 여전히 잡음은 있었다. 큰 실수를 저지른 것은 맞지만 기성용은 이제 20대 초반의 치기어린 나이다. 실수를 통해 성장할 시기다. 기성용도 그동안 혹독한 고뇌의 시간을 보냈다. 6개월간 태극마크와 멀리 떨어져 자숙의 시간도 가졌다. 더 이상의 논란은 비생산적이고 무의미하다. 사과로 사건이 일단락되어야 한다. 물론 진정성이 담긴 사과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전제조건이다.

홍명보호에는 과제가 수두룩하다. 브라질월드컵이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강팀을 상대로 월드컵에서 경쟁력이 얼마나 있는지 살펴볼 때다. 홍 감독의 지론인 '원팀'에 입각해 팀 조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기성용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이어지고 대표팀의 발전을 논해야 한다. 더이상 기성용의 사과 및 대표팀 발탁을 두고 논란을 일으키는 것은 한국 축구가 스스로 발목에 족쇄를 채우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아름다운 마무리라면 더 좋을 것 같다. 기성용의 사과가 이어진뒤 최 감독의 화답이 있다면 '금상첨화'다. 최 감독은 기성용에게 축구계 선배이자 한 때 대표팀에서 그를 지도했던 스승이다. 국가대표 감독까지 지냈던 최 감독이 축구계 발전을 위하는 길을 도모해야 한다. 앞길이 창창한 제자의 미래를 위한 길이기도 하다. 최 감독이 기성용의 사과를 수용하고, 끌어안는 모습을 보인다면 축구계가 화합하는 모습으로 이 사태를 마무리할 수 있다. 브라질월드컵을 준비 중인 홍명보호의 발걸음도 가벼워질 수 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