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가 4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다저스는 20일(이하 한국시각)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7대6으로 꺾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다저스의 이번 지구 우승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극적인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MLB.com은 이날 경기후 '다저스가 구단 역사에 남을 역전 레이스로 서부지구 우승을 확정했다'고 논평했다.
다저스가 펼친 역전 레이스는 지난 6월 시작됐다. 다저스는 6월22일까지 30승42패로 당시 서부지구 1위였던 애리조나에 9.5게임이나 뒤져 있어 사실상 포스트시즌을 포기하려는 분위기였다. 전력을 차치하더라도 선수들의 정신력과 코칭스태프의 전략 효율이 바닥에 떨어져 있던 시기이다. 하지만 다저스는 6월23일 샌디에이고를 6대1로 물리친 이후 6연승을 달리면서 판도를 바꾸기 시작했다. 이후 다저스는 58승23패의 경이적인 레이스를 펼쳤다.
코칭스태프 가운데 일등공신은 역시 돈 매팅리 감독이다. 다저스가 바닥을 헤메던 6월초 LA 지역 언론을 비롯한 여론은 매팅리 감독의 경질로 모아졌다. 그러나 매팅리 감독은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수록 선수들의 정신력에 채찍을 가했고, 침착한 레이스 운영으로 분위기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이날 우승을 확정지은 뒤 매팅리 감독은 "난 감정을 많이 드러내는 사람이 아니다. 평정을 유지하려는 사람이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너무나 훌륭한 일을 해냈다. 연봉이 높아 주위의 기대가 컸음에도 다같이 대단히 훌륭한 팀을 만들었다. 시즌이 진행되는 동안 팀이 무너질 뻔한 적이 많았다"며 상기된 표정을 짓더니 "우리 코치들은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선수들도 나에게 충성심을 보이기 시작했다(These guys were loyal to me). 뒤에서 동료를 헐뜯고 내 욕을 하는 사람도 없어졌다. 뭉치는데 성공했고,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면서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며 역전 우승의 원동력을 밝혔다.
팀 리더인 애드리언 곤잘레스 역시 "다저스는 베테랑팀이다. 어떻게 시작하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끝내는가를 더 잘 이해하고 있는 팀"이라며 팀의 역전 레이스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반면, 패장인 애리조나의 커크 깁슨 감독은 "결과를 받아들이고 반성해야 한다. 앞으로 남은 기간 더 열심히 해야 한다.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지만, 우리는 열심히 싸웠고 선수들도 매일 경기에 나가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다. 하지만 (다저스와의)격차를 줄이기는 참으로 힘들었다"고 말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