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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초보코치' 김지윤, '당장 코트에 뛰어들고 싶죠'

"아직도 막 두근거려요. 당장 코트로 뛰어나가고 싶죠."

우리은행이 2012~2013시즌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던 데에는 전주원 코치의 '언니 리더십'이 큰 몫을 차지했다. 물론 위성우 감독의 선수 조련과 용병술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지만, 선수들을 마치 큰 언니처럼 다독인 전 코치의 존재감이 그런 위 감독을 더 빛나게 했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모든 여자 프로팀이 선수 출신 코치를 선임했다. 신한은행 역시 마찬가지. 통산 10차례의 어시스트상을 타며 국내 최고의 가드로 군림했던 김지윤 코치를 지난 5월 영입했다. 신세계와 하나외환은행에서 선수 생활을 하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김 코치는 5월부터 임달식 감독을 도와 신한은행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김 코치는 지난 16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신한은행의 일본 시즈오카 전지훈련에도 함께 참가해 선수들을 이끈다. 임 감독은 "아무래도 지난 시즌까지 선수 생활을 했던 감각이 있어서 선수들이 겪는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그런 면에서 벌써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김 코치가 팀에 합류한 뒤 선수들을 지도하기가 한결 편해졌다고 말했다.

임 감독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은 코치가 된 지 5개월도 채 안된 초보코치다. 그러다보니 겪는 어려움도 상당히 여러가지가 있다. 특히 바로 올해 초까지도 현역으로 뛰었던 터라 아직 마음 속에 선수들과 마찬가지의 승부 근성이 꿈틀댄다.

17일 일본 샹송화장품과 치른 연습경기 때의 일이 대표적인 예다. 이날 신한은행은 3쿼터까지 3점차로 앞서다가 4쿼터에 체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는 바람에 결국 46대58로 역전패했다. 경기 내내 안절부절 못하면서 큰 목소리로 선수들을 독려했던 김 코치는 연습경기에서 패하자 꽤 상심한 듯 보였다.

선수가 아닌 코치로 지켜보는 팀의 패전은 어떤 느낌일까. 김 코치에게 묻자 "오늘 같은 날이 바로 코치가 돼서 가장 힘들 때"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결국 팀이 아쉽게 역전패하면 현역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속이 상하고, 억울하다는 뜻이다.

김 코치는 "경기를 한창 보면서 선수들을 응원고 있는데, 잘 안풀릴 때면 너무 답답하죠. 선수들이 더 속상하고 답답하겠지만 저 역시도 (현역 때와) 똑같은 기분이 들어요. 그러다보면 당장에라도 코트로 뛰쳐나가 직접 공을 잡고 싶어지곤 해요"라며 멋쩍은 미소를 보인다.

오죽 답답하면 코트에서 직접 뛰고 싶었을까. 하지만 이제는 자신이 아니라 후배들이 마음먹은 대로 농구를 해낼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하는 입장이다. 김 코치는 "저도 선수들하고 마찬가지 입장에서 다시 배워야 해요. 코치로서는 초보니까, 점점 더 나아져야죠"라며 좋은 코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과연 김지윤 코치는 어떤 리더십으로 신한은행의 부활에 기여할 수 있을까. 이번 시즌 '코치 김지윤'의 모습이 기대된다.

시즈오카(일본 시즈오카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