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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골프, 해외 스타 필요없다..국내 인기 부흥에 총력

한국 남자 골프의 인기가 떨어진데는 많은 이유가 있다.

그 중에서도 투어를 이끌어갈 대형 스타 플레이어가 없었던 게 크다. 실력이 좀 된다싶으면 모두들 해외로 가 버렸다. 배상문, 김경태, 노승열 등 스타급 선수들이 모조리 해외로 떠나면서 팬들의 관심 역시 해외로 이동했다. 대회수는 급감했다. 그나마 남아 있는 대회는 흥행을 위해 해외 스타 플레이어를 모셔오기 급급했다. 큰 돈을 들여 외국 선수를 데려왔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한국남자골프협회(KPGA)의 파행적인 운영도 한몫했다. 남자 골프는 양적, 질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 크게 밀렸다.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투어 관계자, 선수들이 하나가 되어 KPGA 투어를 살리기 위해 노력중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골프대회가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보여주기 위한 대회가 아닌 국내 선수들의 실력을 다지고 스타플레이어를 만들어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동안 국내서 열린 남자 대회 중 메이저급 대회는 경쟁적으로 세계적 스타 플레이어를 초청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스타 플레이어를 국내로 불러들이기 위해서는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다름아닌 초청료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모셔오기 위해서는 30억원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또한 평균치에 불과하다. 초청하려는 쪽이 많으면 많을수록 초청료는 천정부지로 치솟아 한마디로 부르는 게 값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급 선수는 대략 15억~20억원을 줘야 움직인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서 활동하는 국내 선수를 모셔오는 데도 PGA투어 우승 경력이 있는 선수라면 3억~5억원의 초청료 외에 체재비 일체를 주최측이 부담해야 한다. 주최측이 해외 유명 선수를 경쟁적으로 모셔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대회의 흥행을 위해서다.

하지만 투자 대비 효과는 의문스럽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런 맥락에서 한국오픈의 주최사인 ㈜코오롱은 다음 달 17일부터 나흘간 충남 천안 우정힐스CC에서 열리는 제56회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 세계랭킹 4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한 명만을 초청하기로 했다. 2009년(공동 3위), 2011년(2위)에 이어 세 번째 출전이다. 매년 2~3명의 유명 선수들을 초청했던 전례와는 분명 달라졌다. 그동안 한국오픈에 출전한 스타 플레이어는 어니 엘스(남아공), 비제이 싱(피지),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이안 폴터, 성대결을 펼친 로라 데이비스(이상 영국), 존 댈리, 리키 파울러(이상 미국), 이시카와 료(일본) 등 부지기수다. 한마디로 우즈와 필 미켈슨(미국)을 제외한 당대 최고 선수들이 한국오픈 무대를 밟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대회는 당초 해외 유명 선수 없이 치를 계획이었다. 그런데 매킬로이가 아시아 지역에서 개최되는 몇 개 대회에 출전하게 되면서 그 일정과 자연스럽게 연계돼 한국오픈 출전이 성사됐다. 게다가 올 시즌 극심한 슬럼프로 이전에 비해 초청료가 대폭 낮아졌다는 것도 매킬로이를 쉽게 초청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대신 국내 선수들이 충분한 기량을 펼칠 수 있는 '골프 대잔치'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게 주최측의 컨셉트다.

이에 앞서 오는 26일부터 나흘간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GC에서 열리는 제29회 신한동해오픈도 거의 매년 이어져 오던 해외 선수 초청 없이 순수 국내 선수들로만 대회를 치르기로 결정했다. 올해는 한마디로 '모여라! 코리안 브러더스'다. 다시 말해 국내 톱프로는 말할 것도 없고 미국과 일본에서 활약하는 한국산 스타 플레이어들이 대거 출전해 자존심을 건 '골프 페스티벌'을 갖게 된다.

출전 선수는 PGA투어 HP바이런 넬슨 챔피언십 우승자 배상문을 비롯해 PGA 2부투어인 웹닷컴투어서 활동 중인 디펜딩 챔피언 김민휘, 2010년 일본프로골프(JGTO)투어 상금왕 김경태, 올 JGTO투어 일본PGA챔피언십 니신컵누들컵 챔피언 김형성, PGA투어 퀄리파잉스쿨 수석 합격자 이동환 등이다. 이들에 맞설 국내파로는 일본과 국내 무대를 병행해 활동하며 코리안투어 대상 포인트와 상금랭킹 1위에 오른 류현우, 혜성처럼 등장한 중고신인 김태훈, 전통의 강호인 '가을 사나이' 강경남, 원조 '꽃미남' 홍순상 등이다.

'부활'을 위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KPGA 투어의 노력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