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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경기, 이동거리로 본 선두경쟁의 변수

유례없는 선두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9일 현재 선두 LG와 4위 넥센의 승차는 불과 3경기. 2위 삼성과 3위 두산도 LG를 각각 1경기, 2.5경기차로 뒤쫓고 있다. 4팀이 모두 페넌트레이스 우승 후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하루가 다르게 순위가 바뀔 수 있는 형국이다. 이들 4팀의 남은 경기수는 16~19경기. 그러나 이들이 상대할 팀들의 면면과 홈-원정 이동거리에 조금씩 차이가 있어 순위 경쟁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LG는 일단 올시즌 맞대결서 5승10패로 천적으로 군림한 넥센과 1경기 밖에 남겨 놓지 않았다. 최근 4연승의 급상승세를 탄 넥센과는 오는 28일 잠실에서 만나기 때문에 아직 걱정할 시점도 아니다. 반면 압도적인 우세를 보인 한화(10승3패), SK(9승4패), NC(8승5패)와 각각 3경기를 치른다. 이 세 팀을 상대로 9경기를 벌이는 만큼 경쟁팀 가운데 '대진운'이 가장 좋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LG의 남은 일정상 유리한 부분은 이동거리가 적다는 점이다. 남은 17경기 가운데 잠실 11경기를 포함해 수도권에서 14경기를 치른다. 창원과 대전, 부산에서 1경기씩 갖는데 각각 해당경기의 앞날이 이동일이라 원정이지만 체력적인 부담이 적다. 당장 10일부터 15일까지 잠실에서 6연전을 가진 뒤 17~19일 인천에서 SK와 만나고, 20일 다시 잠실서 두산과 격돌하는 일정이다. LG로서는 승부수를 던질 수도 있는 기간이다.

삼성도 남은 경기를 보면 대진운이 LG 못지 않다. 올시즌 각각 7승4패, 8승3패의 절대 우세를 보인 롯데, 한화와 총 10경기를 남겨 놓고 있다. 하지만 올시즌 내내 접전을 벌인 넥센, 두산, SK, LG와도 8경기를 치러야 한다. 후반기에만 5할 승률을 올린 NC와도 한 차례 만난다. 여기에 이동거리도 만만치 않다. 남은 19경기를 치르는 동안 선수단 버스로 10번이나 움직여야 한다. 수도권-지방의 이동 패턴도 7번이나 된다. 9월 들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는 선수들이 나오고 있는 터에 이동이 많다는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시즌 막판 잔여경기 편성에서 지방팀으로서는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기는 하다.

두산이 올시즌 승률 7할 이상의 압도적인 강세를 보인 팀은 NC(11승4패)와 KIA(9승1무3패)다. 두 팀과는 불과 3경기 밖에 치르지 않는다. 잔여경기 대진운이 경쟁팀들에 비해 불리한게 사실이다. 여기에 당장 10일부터 17일까지 LG, SK, 롯데, 삼성과 원정 7연전을 치러야 하는 부담스러운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4팀 모두 순위 싸움서 잔뜩 독을 품고 있어 두산으로서는 최소한 4승 이상은 올려야 1위를 넘볼 수 있다. 두산은 올시즌 이들 4팀과의 맞대결에서 26승1무27패의 호각세를 보였다. 이동거리는 LG만큼 적어 보인다. 수도권-지방을 오가는 패턴이 3번 밖에 없다.

넥센은 올시즌 상위 3팀인 LG, 삼성, 두산을 상대로 모두 5할 이상의 강세를 보였다. 이들을 상대로 26승1무17패(승률 0.605)를 기록했다. 특히 LG를 10승5패로 압도한 것이 인상적이다. 이들과 총 4경기 밖에 남겨놓지 않았다는게 아쉬울 따름이다. 10승5패, 7승5패로 우세를 보인 한화, NC와도 5경기를 치르는데, 후반기 두 팀의 행보를 보면 결코 쉬운 상대는 아니다. 넥센으로서는 올시즌 4승1무8패, 6승7패로 열세를 보인 SK, KIA와 치르는 6경기가 부담스럽다. 이 두 팀과의 대결에서 밀린다면 전체적인 승률 자체가 떨어질 수 있다. 이동거리는 LG, 두산에 비해 많은 편이다. 수도권-지방 이동 방식이 6번이나 되며, 창원-부산-광주로 이어지는 원정일정도 있다. 원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한 홈경기가 5번 밖에 없다는 것도 불리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