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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검객'남현희 대표선발전 8강'변치않는 클래스'

'엄마 검객' 남현희(32·성남시청)는 강했다.

남현희는 6일 전북 남원 춘향골체육관에서 속행된 국가대표선발전에서 특유의 근성으로 8강에 올랐다. 32강에서 대구대 신성 홍효진을 15대11로 꺾은 후, 한솥밥 후배 오하나를 마주했다. 신체조건이 좋고, 서로를 잘 아는 절친 선후배는 치열한 진검승부를 펼쳤다. 오하나가 15대10으로 승리한 후, 남현희는 패자부활전에 나섰다. 패자부활전으로 떨어질 경우 일정은 더욱 험난하다. 오전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이어지는 펜싱 대표선발전은 절대체력을 요한다. 남현희는 이날 하루동안 5경기를 치렀다. 저녁 7시30분 패자조 마지막 무대에서 김미나(인천중구청)를 만났다. 12-8까지 앞서던 스코어가 14-12로 뒤집혔다. 김미나의 찌르기 한번이면 8강행이 불발되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베테랑의 관록이 빛났다. 위기상황에서 14-14로 차근차근 따라붙은 남현희는 마지막 순간, 상대의 중심을 끝까지 파고드는 놀라운 집중력으로, 15대14 1포인트차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지난 4월 첫딸 하이 출산 후 검을 잡은 지는 정확히 한달 3일이라고 했다. 아이가 거꾸로 서 있어 자연분만을 할 수 없었다. 제왕절개 수술 부위가 아물지 않아 복근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발펜싱이라 불리는 스피드에 절대적인 근력도 충분히 다지지 못했다. "복근, 근력이 충분하지 않아 내 장기인 타이밍을 활용한 움직임, 발로 밀어들어가고 빠져나오는 움직임을 할 수 없었다. 발 대신 다른 해결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한포인트 한포인트 천천히 기술로 극복하는 법을 생각했다"고 했다. 근력 부족을 이겨낸 건 강인한 멘탈과 상대의 수를 읽는 스마트함이었다. 14-14, 절체절명의 상황에 몰린 순간에도 그녀의 생각은 달랐다. "이런 상황을 경험할 때마다 이기냐 지느냐를 생각하지 않는다. 이 순간을 버텨내면 '내 펜싱이 는다, 발전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런던올림픽 후 1년만에 엄마가 되어 돌아온 엄마검객 남현희는 여전히 강했다. "여자후배들에게 결혼, 출산 후에도 열심히 노력한다면 국가대표로서 좋아하는 운동을 계속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오롯한 실력으로 다시 8강 무대에 올랐다. 볼이 발갛게 상기된 채 "하이 목소리를 듣고 싶다"며 웃었다. 남현희는 7일 오전 최종 8강에서 '백전노장' 정길옥과 마주한다. 남원=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