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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용 감독이 보는 임창용 ML 성공조건

시카고 컵스 임창용(37)이 마침내 메이저리그에 올랐다. 불펜 보직을 부여받은 임창용은 5일(이하 한국시각)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는 나서지 않았지만, 조만간 빅리그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신시내티 레즈 추신수, LA 다저스 류현진에 이어 올시즌 3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된 임창용은 올초 컵스와 계약을 하고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후 재활을 진행한 뒤 루키리그, 싱글A, 더블A, 트리플A를 차례대로 거치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트리플A 아이오와 컵스에서는 11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0.79의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임창용의 빅리그 승격 소식을 접한 국내 많은 야구인들은 반가움을 표시하고 있다. 특히 그의 프로 무대 첫 스승이었던 한화 김응용 감독도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 감독은 이날 대전 LG전을 앞두고 임창용과의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임창용은 지난 95년 광주진흥고를 졸업하고 해태에 입단하며 김 감독과의 인연을 시작했다. 김 감독은 "그때 창용이가 훈련을 게을리하는 것 같아 숙소에 며칠 잡아놓고 함께 생활한 적이 있다. 사실 내가 가르친 것은 없고, 당시 김성근 2군 감독이 임창용을 키웠다"며 껄껄 웃었다.

임창용은 98년까지 해태에서 활약한 뒤 99년 양준혁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으로 이적했다. 김 감독이 해태를 떠나 삼성 사령탑에 부임한 것은 2001년. 임창용으로서는 3년만에 다시 스승을 만나게 된 것이었다. 김 감독 밑에서 임창용의 활약이 맹위를 떨친 것은 2002년 삼성의 한국시리즈 첫 우승 때였다. 그해 36경기에 나간 임창용은 14승6패, 평균자책점 3.08을 올리며 에이스 역할을 했다. 하지만 임창용은 이후 크고 작은 부상을 겪으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팔꿈치 수술을 몇 차례 받았고, 어깨에 탈이 나기도 했다. 기나긴 재활을 거친 임창용은 2007년을 끝으로 FA 신분을 얻고 일본 야쿠르트에 입단했다.

김 감독은 "일본에 갈 때는 수술을 받고서 재활을 마친 뒤였다"며 "일본에서 아주 잘했다. 내 생각으로는 스트라이크존이 국내와 달리 일본은 좌우가 좁고 상하폭이 높아 임창용에게 유리했다. 떠오른 공들이 스트라이크가 되니까 좋은 성적을 냈다"고 설명했다. 임창용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시즌 동안 통산 238경기에 출전해 11승13패, 128세이브를 올리며 야쿠르트의 수호신 역할을 했다. 뛰어난 제구력과 160㎞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앞세워 일본 최고의 소방수로 우뚝 섰다. 임창용의 강속구는 움직임이 지저분해 '뱀직구'로 불리기도 했다.

임창용은 메이저리그의 꿈을 위해 올해 미국 땅을 밟았다. 팔꿈치 수술 후라 컵스와는 스플릿 계약을 맺을 수 밖에 없었지만,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 보이겠다며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김 감독은 임창용이 메이저리그 성공할 수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 "메이저리그는 일본하고는 스트라이크존이 다르니까, 심판들한테 잘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본과 달리 좌우 폭이 넓고 높낮이가 좁은 메이저리그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뜻이다.

이어 김 감독은 "창용이가 언제 한국으로 온대? 이쪽으로 올 수 있을까 모르겠네"라며 제자에 대한 애정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