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김진욱 감독, 홍성흔 리더십을 인정하다

요즘 메이저리그 서부 명문 LA 다저스는 승승장구하며 4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짓고 있는 분위기다. 다저스가 이처럼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외부 영입을 통해 우수한 선수들을 모은데다 돈 매팅리 감독의 리더십, 선수단의 화합 등이 조화를 잘 이루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선수단 화합에 대해서는 30개팀중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그 중심에는 애드리언 곤잘레스가 있다. 곤잘레스는 다저스 클럽하우스의 리더로 통한다. 나이(31)나 실력면에서 다저스의 리더로 손색이 없다. 리더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는 팀이 다저스다.

리더의 중요성은 시대와 장소를 불문한다. 두산은 3일 대전 한화전까지 최근 4연승을 달리며 선두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갖췄다. 최근 몇 년 동안 4강권을 유지하면서도 어려움을 겪었던 두산이 올시즌 달라진 측면은 선수단 화합이다. 선수단 내에 '한 번 해보자'는 의욕이 넘친다. 이렇게 분위기를 바꾼 인물이 누구일까.

김진욱 감독은 홍성흔을 꼽았다. 홍성흔은 지난 겨울 생애 두 번째로 FA 자격을 얻어 친정팀 두산으로 돌아왔다. 4년전 첫 FA 자격을 얻고 택한 롯데에서 4년간 충분히 제 몫을 다한 뒤 두 번째 기회에서 4년간 31억원의 조건으로 친정팀으로 금의환향했다. 두산이 그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은 팀 분위기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4년전 그가 떠난 뒤 두산의 클럽하우스는 아주 조용했다. 두산 관계자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절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화기애애하고 밝은 목소리들이 흘러 넘친다. 홍성흔의 역할이 크다.

김 감독에게 홍성흔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더니 "30홈런에 100타점도 못하는데 무슨 평가?"라고 농담을 던진 뒤 "우리가 성흔이를 데려올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선수단을 하나로 이끌고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었다. 그 부분에서 성흔이는 기대 이상의 역할 해주고 있다. 감독으로서 고마운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클럽하우스의 리더 역할에 만족한다는 이야기다. 홍성흔이 없었다면 선수단 분위기가 예전처럼 회복되지 않을 것이란 뜻이기도 하다. 김 감독 뿐만 아니라 프런트에서도 같은 평가를 내린다.

그렇다고 그라운드에서의 그의 역할이 작다는 것은 아니다. 김 감독은 100타점을 이야기했지만, 홍성흔은 이날 현재 106경기에서 타율 2할9푼6리에 13홈런, 61타점을 기록중이다. 시즌 내내 꾸준히 중심타선에 포진해 결정력 높은 타격을 자랑했다. 이날 한화전에서는 1회 2사 1,2루서 깨끗한 좌전안타로 선취점이자 결승점을 터뜨리기도 했다.

김 감독은 "성흔이가 전반기 초반 본인이 생각했던 야구도 잘 안되고 그러니까 스스로 스트레스가 많았다. 그것은 옆에 있는 사람들이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때마다 부담가질 필요없다고 얘기해 주곤 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여전히 후배들을 이끌면서 분위기를 만들어 주니까 더 바랄 나위가 없을 정도다"라며 흡족해했다.

홍성흔은 2009년 롯데로 옮긴 후 성공한 몇 안되는 FA 사례로 평가를 받았다. 4년이 흐른 현재 팀을 옮긴 후에도 여전히 성공한 FA로 손꼽히고 있다. 아직 시즌은 한 달 정도가 남았고, 두산이 수 년간 준비했던 무대는 10월이다. 홍성흔의 존재감을 다시 바라봐야 할 시점이 곧 돌아온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