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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장도 숙소도 없지만 우리카드 감동을 전하다

훈련장도, 숙소도 없다. 우리카드의 현실은 초라하다. 꼭 창단 팀이라서가 아니다. 6월 말, 드림식스 인수 백지화 파문으로 창단 작업이 연기된 부분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3월 7일 아프로파이낸셜그룹(브랜드명 러시앤캐시)을 따돌리고 드림식스의 새 주인으로 선정됐다. 우리카드는 곧바로 제7구단 창단 준비 작업을 착실히 이행했다. 3월 중순 가입금(4억원), 배구발전기금(16억원), 서울 연고권료(20억원) 등 구단 양수·양도 계약에 따른 총 인수금액 40억원 중 20억원도 빠르게 한국배구연맹에 냈다. 4월 말에는 '아시아의 거포' 강만수 감독을 선임, 5월 초부터 선수단 훈련에 돌입했다. 그런데 6월 말 문제가 생겼다. 인수 번복 파문이 일어났다. 우리카드의 지주회사인 우리금융지주 이팔성 전임 회장의 뜻을 이순우 신임 회장이 뒤집었다. 비난 여론이 거셌다. '신용'을 우선으로 하는 금융사에서 손바닥 뒤집듯이 말을 바꾼 것과 관련해 배구계 관계자들 뿐만 아니라 팬들도 성토의 목소리를 냈다. 우여곡절 끝에 우리카드는 인수 번복을 철회했다.

파문 이후 한 달이 지났다. 2013년 안산·우리카드 프로배구 컵대회에 출전한 우리카드의 현실은 어떨까.

구단 지원이 부족한 모습이다. 프로답지 않은 숙식을 하고 있다. 숙소는 대교 시흥연수원을 사용하고 있다. 훈련도 시흥 소사중 훈련장에서 하고 있다. 프로선수라는 자존심이 많이 구겨졌다. 씁쓸하긴 하지만, 선수들은 좋지 않은 환경에 익숙하다. 지난 2년간 연맹 관리구단 소속일 당시인 2011~2012시즌에는 인하대 체육관을 썼다. 그때도 숙소는 변변치 않았다. 그나마 지난해 아산시에서 이순신체육관과 웨이트훈련장을 무료로 임대해줘 나아진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었다. 4위라는 좋은 성적도 냈다.

환경은 이전과 비교해 나아진 것이 없다. 그래도 우리카드 선수들은 개의치 않고 있다. 특히 20일 LIG손해보험과의 컵대회 개막전에선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두 세트나 듀스 접전을 펼쳤다. 센터 박상하의 군입대와 훈련 부족의 악조건을 극복하지 못하고 패했지만, 선수들이 보여준 투혼에 이날 경기장을 찾은 100여명의 우리카드 관계자와 가족들은 감동의 배구를 만끽했다. 배구의 묘미를 느낀 김진석 우리카드 단장은 흥에 겨워 간단한 회식을 주문하기도 했다고 한다. 우리카드는 22일 KEPCO전에서도 포기를 모르는 투지의 배구를 보여줬다. 결과는 감격적인 창단 첫 승으로 이어졌다. 세트스코어 3대2로 승리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다음달 안으로 전용 숙소와 훈련장을 갖춰 선수들에게 좋은 환경은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2일 컵대회 여자부 경기에선 현대건설이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대0으로 완파했다. 현대건설은 준결승에 가장 먼저 안착했다. 안산=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2013년 안산·우리카드컵 조별리그 전적(22일)

우리카드(?) - KEPCO(?)

현대건설(2승) 3-0 흥국생명(1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