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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호 등 연예계 '막말' 바이러스 퍼지나?

이제 연예계도 '막말' 파문에서 자유로운 곳이 아닌 걸까. 곳곳에서 마치 '지뢰밭'처럼 터져나오는 멘트들에 연예 관계자는 물론 대중들까지 '깜짝 깜짝' 놀라고 있다. 때문에 이같은 언급들이 자신감에 찬 '소신 발언'인지 '모럴 헤저드(도덕적 해이)'에 가까운 것인지에 대한 논란도 더 커질 전망이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배우 정준호는 지난 18일 한 방송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없애는 것 보다는 문제점을 잘 파악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원활히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을 정확히 제시해야 할 것 같다"며 연예병사 폐지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는 "연예병사는 군의 사기진작을 위해 존재한다. 연예병사가 실수를 저질렀을 때 규칙을 엄격히 적용해서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문제가 생겼다고 없애면 군인들의 즐거움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여기까지는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수준이라 문제 없이 지나갔다. 하지만 다음 부분은 네티즌들의 심기를 거슬렸다. 연예병사들의 안마방 출입에 대해 그는 "남자로 태어나 혈기왕성한 나이에 그럴 수도 있다.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 실수 하나로 평생 가슴 아프게 한다는 것이 연예인 입장에서 가혹한 것 같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정도는 다 하지 않아?"

또 하유미는 지난 19일 방송한 SBS '땡큐'에서 남편 클라렌스입과 처음 만날 때 애인이 있었다고 공개해 화제가 됐다. 하유미는 "1991년에 당시 사귀던 애인이랑 홍콩에 놀러 갔는데 아는 지인들이 놀러 왔다. 지인이 남편을 원래 알던 사이였고 그 중 한 명과 남편과 소개팅을 시켜주려 했었다"며 "그런데 소개팅을 한 두 사람은 서로 마음에 안 들어 했고 남편이 계속 나에 대해서만 물어봤다고 하더라. 성격이 자상하고 노래도 잘했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다가 호감이 생겼다"며 "그 후 한달 뒤 남편이 나를 만나러 한국에 왔고 당시 애인이 있었던 난는 죄책감이 있었지만 남편을 본 순간 마음을 정했다. 이 사람인 것 같은 운명을 느꼈다. 전 남자친구에게 전화가 왔는데 '헤어지자'고 통보했다"고 고백했다. 하유미는 "남편과의 느낌이 굉장히 강렬했다. 그 전에 만났던 이성과는 달리 결혼 상대는 느낌이 다르더라"고 말했다.

▶밑도끝도 없는 추측 발표

그런가하면 박시후의 팬카페 측은 전소속사 대표 A씨의 법정 공방이 무혐의 처분을 받아 종결됐다는 다소 황당한 내용을 내세워 네티즌들을 의아하게 했다. 박시후의 공식 팬클럽 '시후랑'은 19일 '긴급공지'라는 제목으로 "박시후와 전 소속사의 법적 분쟁이 오늘 모두 종결됐다. A씨가 박시후를 상대로 무고죄 등으로 고소했지만 검찰에서 최종적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로써 이번 사건이 완전히 종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시후의 경우에는 '무혐의 종결'이라는 것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 박시후에게 남은 소송은 박시후가 A씨에게 건 무고죄와 이에 대한 반박으로 A씨가 박시후에게 건 무고죄다. 성폭행 혐의는 합의로 끝났고 무고죄는 박시후 측이 A씨 측에 서로 취하를 요구했지만 A씨가 공개적 사과없이는 고소를 취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혐의를 씌운 것은 박시후이고 이에 대한 반박 무고죄 고소였다는 말이다. 조금만 고민해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을 금새 알 수 있다. 그런데 이같은 공지가 팬카페에 올라왔고 또 팬카페의 발표를 연예 매체들은 확인없이 그대로 옮겨썼다. 이번 사건은 15일께 검찰에 넘겨졌고 검찰은 이에 대해 아직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카페 공지글은 삭제된 상태다.

▶'막말'은 이미지에 오점만 남길 뿐

정준호의 연예 병사 옹호 발언은 연예병사 뿐만 아니라 정준호 자신까지 곤경에 처하게 만들었다. 그의 발언이 방송된 후 네티즌들은 "경솔하다" "국방부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징계한 것을 반박하나" "어릴 적 경험이 있는 것이 자랑이냐" "그걸 굳이 방송에서 얘기하는 의도가 뭐냐"는 등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결국, 정준호는 자신의 미니홈피에 해명글을 올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불법인 성매매업소 출입마저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은 자신의 이미지에 큰 치명타를 남기게 됐다.

하유미의 발언 역시 공개석상에서는 적절치 못하다는 반응이 많다. 불법은 아니지만 도덕적으로 적절치 못한 행위를 지상파 방송에서 자랑하듯 이야기 하는 모습이 보기 좋지는 않다는 것이다. 박시후의 경우에는 말그대로 '팬심'이 박시후를 더 난처한 상황으로 만든 꼴이 됐다. 공지가 잘못됐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박시후에 대한 검찰 조사는 더 대중들의 관심을 받게 됐다.

이외에도 21일 뮤지컬 배우 백민정은 자신의 SNS에 "사인회가 싫다"는 뉘앙스로 올린 글로 인해 질타를 받았다. 문제가 되자 곧장 사과했고 일단락 됐다.

이에 대해 한 연예 관계자는 "SNS에서는 최근 '막말'들이 자주 등장한다. SNS는 지극히 개인적인 수단이기 때문에 순간적인 기분에 따라 실수를 할 수 있는 위험성이 높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평가도 비교적 관대하다"며 "하지만 방송이나 공공 매체에 대놓고 하는 말은 더 큰 책임을 수반한다. 법이나 도덕에 반하는 '막말'은 이미지로 먹고사는 연예인들의 그 것에 큰 오점을 남길 수 있으니 더 엄격한 필터링이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연예계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막말 바이러스'를 예방할 백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