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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기만만-호흡 척척 K-리거, 홍명보호의 힘

역시 K-리그는 한국 축구의 근간이었다. 유럽파가 빠졌지만 K-리그 선수들은 그 공백을 잘 메워주었다.

20일 호주전은 K-리거들의 힘을 재확인한 한 판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호주전 선발 11명 가운데 8명을 K-리거로 배치했다. 왼쪽 풀백 김진수(니가타)와 중앙 수비수 김영권(광저우) 오른쪽 풀백 김창수(가시와)만이 해외파였다. K-리거 위주의 홍명보호는 경기 내용에서 합격점을 받을만했다. K-리거들을 전진배치함으로써 홍명보호는 세가지 이득을 얻을 수 있었다.

첫번째 이득은 조직력 극대화였다. 가장 잘 보여준 지점이 허리였다. 원톱 김동섭(성남) 아래 배치된 5명의 선수들(3명의 공격수와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가운데 3명이 FC서울 선수였다. 윤일록과 고요한 하대성이다. 한솥밥을 먹고 있는 이들 세 명은 경기 내내 2대1 패스 등 조직적인 플레이로 호주의 수비진을 위협했다. 같은 팀이 아니더라도 조직력은 괜찮았다. 김동섭과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승기(전북) 공격 조합 그리고 하대성과 이명주(포항)로 이어지는 수비형 미드필더 조합이 대표적이었다. 이들은 K-리그 무대에서 자주 마주한다. 때문에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몇 차례 발을 맞추어보는 것으로도 조직력을 보여주기는 충분했다. 하대성은 경기가 끝난 뒤 "(이)명주와는 다른 팀에서 뛰고 있다. 하지만 발이 잘 맞아서 좋았다"고 말했다.

두번째 이득은 A대표팀 내 경쟁 강화다. 그동안 A대표팀 내에서는 'K-리거는 유럽파의 백업'이라는 공식이 알게 모르게 퍼져 있었다. 훈련은 K-리거와 유럽파가 나섰다. 하지만 경기 출전은 대부분 유럽파의 몫이었다. K-리거들로서는 사기가 꺾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홍 감독이 K-리거들을 중용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호주전을 통해 선수들은 실력만 있다면 뛰고 있는 리그에 상관없이 A대표팀 주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유럽파들이 들어오더라도 자신감을 가지고 뛰는 계기가 됐다.

마지막 이득은 체력 비축이다. K-리그 선수들은 16일 리그 경기를 치르고 17일 소집됐다. 반면 J-리거들은 17일 리그 경기 후 18일 파주로 왔다. 하루의 차이는 컸다. J-리거들로서는 경기 출전보다는 체력 회복이 절실했다. 충분한 휴식을 통해 홍명보호는 중국전(24일)과 한-일전(28일)에서 쓸 자원과 체력을 확보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