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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숙인 KIA 최희섭, 후반기 주포로 부활할까

주저앉은 골리앗은 다시 일어서야 한다.

KIA가 후반기 대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투수력에서는 일단 반가운 조짐들이 여럿 보인다. 무엇보다 '에이스' 윤석민이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시즌 첫 선발승을 따내며 자신감을 회복한 점이 고무적이다. 여기에 더해 6월말 옆구리 부상으로 잠시 1군에서 빠졌던 좌완특급 양현종 역시 서서히 복귀를 준비중이다. 그 밖에 베테랑 최향남이 1군에 합류하는 등 전반적으로 많은 변화의 움직임이 보이낟.

그러나 투수력만 강하다고 해서 경기에 이기는 것은 아니다. 방망이도 함께 터져줘야 한다. KIA 타자들도 올스타 브레이크 동안 훈련과 휴식을 병행하며 컨디션 회복과 경기 감각 유지에 주력했다.

이 가운데 특히 후반기 활약이 기대되는 인물이 있다. 사실 이 선수의 활약도에 따라 후반기 KIA의 성적도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바로 '빅초이' 최희섭이다.

최희섭은 전반기 초중반까지는 꽤 좋은 활약으로 팀 타선에 기여했다. 4월 월간타율 3할1푼9리에 6홈런을 기록할 때는 당당한 팀의 주포였다. 결국 전반기에 팀내에서 규정타석을 소화한 6명 안에 들었다. 꾸준히 자기 자리를 지켜줬다는 의미다. 그러면서도 타율 2할7푼1리에 10홈런 40타점을 남겼다. 홈런과 타점 모두 팀내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최희섭의 팀 기여도가 상당히 크다는 것이 이 수치들에서 나타난다.

하지만 전반기 막판의 최희섭은 실망스러웠다. 체력 저하와 컨디션 난조 등으로 인해 경기에 빠지는 일이 잦았고, 안타나 홈런 역시 눈에 띄게 줄어들고 만 것이다. 6월 들어 월간 타율이 2할5푼4리로 뚝 떨어졌고, 일정이 불규칙했던 7월에는 겨우 5경기에 나와 1할4푼3리밖에 치지 못했다. 물론 홈런은 없었다.

특히나 최희섭은 지난 6월21일부터 치른 10경기에서 타율이 1할3푼8리에 그치며 극도의 부진을 이어갔다. 당연히 그를 바라보는 선동열 감독의 시선에도 걱정이 깃들었다. 선 감독은 "최희섭이 중심타선에서 제대로 쳐줘야 우리가 훨씬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더운 여름철에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더 안타깝다"고 수시로 말했다. 그러면서 휴식을 주는 등 최희섭 살리기에 신경을 기울였다.

이런 과정 끝에 찾아온 올스타 브레이크는 최희섭에게는 한 숨을 돌릴 수 있는 값진 시간이다. 자신에 대한 기대와 스스로의 기준에 못미치는 성적, 그리고 고갈되는 체력 등으로 인해 힘겨워하던 최희섭이 잠시 머리를 식힐 수 있었기 때문이다. 분명 최희섭이 팀에서 해야할 일은 많다. 1루 포지션도 지켜줘야 하면서 좌타 거포로서 타점 생산도 담당해야 한다. 이런 것이 가장 원활하게 이뤄졌을 때 팀도 영광의 시기를 겪었다. 바로 2009년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최희섭이 후반기에 다시 팀의 핵심거포로 우뚝 설 수 있을 지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