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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팬들, 리베라에게 기립박수 화제

지고 있는 홈팀의 팬들이 상대 마무리 투수를 향해 기립 박수를 보내줬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2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에서 벌어진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스간의 경기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 벌어졌다. 양키스는 5-2로 앞서 있던 9회말 승리를 확정짓기 위해 마무리 투수 마리아노 리베라를 올렸다. 리베라는 1이닝을 1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팀의 승리를 지키며 시즌 31세이브째를 올렸다. 보스턴을 상대로 57번째, 펜웨이파크에서 35번째, 통산 639번째 세이브였다.

리베라가 누구인가. 메이저리그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의 주인공으로 지난 17일 뉴욕의 시티필드에서 벌어진 올스타전에서 8회 마운드에 올라 참가 선수들과 팬들로부터 기립 박수를 받았던 역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다. 리베라는 시즌 전 올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다고 했었다.

이날 펜웨이파크에는 3만7601명의 만원 관중이 운집해 라이벌전을 지켜봤다. 홈팀 보스턴 팬들 입장에서는 반드시 꺾어야 할 숙적 양키스지만, 리베라가 9회말 마운드 오르자 약속이나 한 듯 모두 일어나 경기가 끝날 때까지 박수 갈채를 보냈다. 은퇴를 앞둔 최고 마무리 투수에 대한 예우나 다름없었다.

경기가 끝난 뒤 리베라는 "무례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관중석의 기립박수에 대해)전혀 신경쓰지 않았다"며 "이곳 펜웨이파크에서는 언제나 힘든 승부의 세계가 펼쳐진다. (박수를 보내준)보스턴 구단과 보스턴 팬들에게 존경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최선의 투구를 보여주려 했다. 나는 언제나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처럼 최선의 피칭을 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양키스의 조 지라디 감독 역시 "이곳 팬들의 수준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리베라와 보스턴간에 그동안 수많은 역사가 있었지만, 대부분 그는 중요한 순간에 등장했다. 그같은 리베라의 활약에 대해 보스턴 팬들이 이해의 마음을 보내준 것이라 생각한다"며 라이벌팀 팬들을 향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보스턴은 이날 현재 59승40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선두를 지키고 있다. 지구 4위인 양키스에는 6게임차 앞서 있다. 치열한 순위 경쟁에서 양키스에 당한 1패는 의미가 다르다. 그러나 보스턴 팬들은 이날 올스타전 MVP에 오른 뒤 후반기 첫 등판한 '수호신' 리베라에 대한 존경심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