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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리사의원 국립체육박물관 추진'왜 이제서야...' 공감대

국립체육박물관 설립을 위한 의미있는 첫 발걸음이 시작됐다. 설립 당위성에 대한 체육계, 정치계의 폭넓은 공감대를 확인했다.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이 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개최한 '국립체육박물관 설립을 위한 토론회'는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이병석 국회 부의장, 신학용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축사에 나섰다. 박종길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도 자리를 함께했다. 특히 서미경 청와대 문화수석비서관의 참석은 이례적이었다. 국회뿐 아니라 정부, 청와대 차원의 적극적인 관심이 투영됐다.이들은 축사 격려메시지를 통해 "왜 여태까지 국립체육박물관이 없었는지 모르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병석 부의장은 "정부수립 67년간 왜 우리가 이 일을 하지 못했나. 이 의원이 정말 해야할 일을 잘 찾아내서 시작하려 하는구나하고 무릎을 쳤다"며 설립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사라예보의 기적을 일궈낸 '체육영웅' 출신의 이 의원이 이 일을 하기에 가장 적임자"라며 적극 지지의사를 표했다. 신학용 위원장 역시 "국회의원 1명의 힘이 이렇게 크다는 것을 느낀다. 국립체육박물관 건립은 당연히 돼야 할 일"이라며 힘을 실어줬다.

나영일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가 주제 발제를 통해 국립체육박물관 설립의 당위성을 짚었다. 나 교수가 사진자료를 통해 보여준 체육 유물 관리실태는 충격적이었다. '한국체육박물관에 보관된 1948년 런던올림픽선수단의 각종 서류들의 보존상태는 최악이었다. 수십만장의 체육사료가 박물관 지하에 방치돼 있었다. 나 교수는 "도심 개발 열풍속에 수많은 활터, 동대문운동장, 동대문스케이트장이 사라졌고, 한때 한국 스포츠의 본산이었던 YMCA, 무교동 체육회관도 쇠락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나 교수는 동하계 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경기대회 등 4개 메이저 대회를 유치하고 런던올림픽, 밴쿠버올림픽에서 세계 5위를 달성한 스포츠 강국의 위상에 걸맞지 않은 체육 유물 보존상태와 무심한 역사관에 문제를 제기했다. 현재 등록된 총31개의 국립박물관 가운데 체육박물관은 전무하다는 점에 문제의식을 함께했다. 스포츠 강국에서 스포츠 선진국을 지향하는 시점에서 반드시 필요한 일임을 역설했다.

토론자들 역시 설립의 당위성에 적극 공감했다. 문제는 방법론이었다. 첫 토론자로 나선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은 "당위성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됐다. 이 자리에서 당위성을 논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어떤 형식으로 어떤 의미를 두고, 어느 곳에서 누가 어떻게 운영할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건립예정지와 운영주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양재완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건립 예정지는 무교동 체육회관이나 태릉선수촌이 적합하다. 어떤 경우든 운영주체는 대한체육회가 돼야한다"고 주장했다. 배순학 전 한국체육박물관 관장은 건립 예정지로 올림픽공원을 강력하게 추천했다. "한국체육의 본산인 무교동 체육회관이 상징성은 있지만 협소하고 차량주차 등의 어려움이 있다. 올림픽공원에 신축하거나 올림픽회관의 이전 계획이 있다면 올림픽의 역사적 의의도 있을 뿐 아니라 주차공간 및 접근성도 뛰어나 이용하기에 편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희돈 한국체육기자연맹 사무총장은 국내외 스포츠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사례들을 통해 스포츠 유물, 스포츠 역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물관 설립시 유물전시 및 홍보뿐 아니라 스포츠 체험 및 교육과 연계한 '다목적' 설계를 제안했다. 이은철 대한사격연맹 이사는 2018년 창원세계사격선수권 유치후 사격박물관 건립을 위해 40년전인 1978년 서울세계선수권 당시의 유물을 확보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았던 경험을 털어놓았다. 태릉사격장이 민간기업으로 넘어가면서 많은 유물이 소실됐고, 유물 보존에 대한 노력이 없었던 점에 진한 아쉬움을 표했다.

이날 토론회를 개최한 이에리사 의원은 "많은 관심에 감사드린다. 한국체육사를 대표하는 귀중한 유물들이 100년의 시간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오늘, 더는 늦지 말아야 한다는 결연함과 사명감으로 이자리를 마련했다. 태극기를 품고 젊음을 바쳐 땀흘린 체육인들에게, 국가가 인정해주는 '국립'박물관이 생긴다는 것은 그 자체로 큰 위로와 기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