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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원 감독 '1999년 수원이 공격축구의 롤모델'

얼굴에는 은근한 웃음이 배어있었다. 자신감도 느낄 수 있었다. 초보 감독의 풋풋함도 남아있었다. 괌과 일본 가고시마 전지훈련을 마친 수원의 서정원 감독을 19일 경기도 화성 수원 클럽하우스에서 만났다.

▶공격 축구

축구계에는 수비 축구와 공격 축구에 대한 속설이 하나 있다. 공격이 강하면 팬들에게 사랑받는다. 수비가 강하면 우승을 할 수 있다. 때문에 우승에 도전한다면 '수비'부터 손을 댄다.

하지만 서 감독은 수비보다는 공격을 앞세웠다. '공격 축구'를 강조했다. 서 감독은 "투톱 형태의 공격적인 축구를 하고 싶다. 양쪽 측면 수비수들도 홍 철이나 이종민처럼 공격적인 선수들로 데려왔다. 공격적으로 나오면 상대도 쉽게 나오지 못한다"고 말했다.

전지 훈련을 통해서도 공격 축구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가고시마 전지훈련 6경기에서 17골을 넣었다. 정대세가 4골, 서정진과 핑팡, 조동건이 각각 3골을 넣었다. 스테보가 2골, 라돈치치와 조용태가 1골씩을 기록했다.

롤모델도 있다. 서 감독 본인이 주전으로 맹활약했던 '1999년 수원'이다. 수원은 K-리그는 물론이고 슈퍼컵과 아디다스컵, 대한화재컵까지 들어올렸다. 프로축구연맹이 주최하는 모든 대회를 석권했다. 최강 공격력을 자랑했다. 박건하 샤샤 고종수 비탈리 데니스 등 모든 선수들이 골잡이였다. 1999년 K-리그 43경기에서 89골을 뽑아냈다. 서 감독은 "당시는 골키퍼를 제외하고 다들 골맛을 봤다. 여기를 막으면 저기서 터졌다. 지금 수원이 그런 팀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대세의 경기 감각 회복도 서정원 감독의 공격 축구에 힘을 불어 넣고 있다. 서 감독은 "정대세의 경기 감각 부족을 걱정했다. 가고시마 연습경기 두번째 경기까지는 부족했지만 이후부터는 몸이 올라왔다. 정대세 자신은 아니라고 하지만 예전의 경기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만족해했다.

▶베스트는 없다

서정원표 축구의 기본은 '경쟁'이다. 서 감독은 선수들에게 전지훈련을 시작하면서 "베스트는 없다"고 못박았다. 모든 선수들을 똑같이 놓고 평가했다. 6번의 연습경기에서 모든 선수들이 똑같은 시간을 뛰었다.

'공정한 기회' 앞에 선수들도 달라졌다. 훈련이 힘들다며 꾀병을 피우거나 뺀질뺀질하게 훈련하는 일이 없었다. 선수들이 의욕적으로 나서다보니 코칭 스태프들이 걱정하며 자율 훈련을 막을 정도였다. 서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마저도 모든 훈련에 나왔다. 이런 일은 없었다"고 했다.

서 감독이 주력하는 것은 '수평적 팀분위기 만들기'다. 특히 외국인선수와 국내파와의 경계를 허물었다. 서 감독은 "외국 선수들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 우리 선수들에게도 '선수들끼리 경계를 나누지 말라'고 했다. 팀이 하나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감독은 27일 센트럴코스트(호주)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1차전 원정경기에서 감독 데뷔전을 치른다. 화성=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