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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익수 성남감독'후배들 위한 클럽하우스 건립이 목표'

"클럽하우스 건립이 목표다."

성남 레전드 출신 안익수 감독이 후배들을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15일 제주 동계전지훈련 캠프에서 만난 안 감독은 "성남 일화에서 청년기를 보냈던 선수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 이것이 내가 성남에 돌아온 가장 큰 이유이자 목표"라고 밝혔다.

"나는 축구 지도자이기 이전에 축구 선배"라고 했다. "감독 임기동안 가장 하고 싶은 일이 클럽하우스 건립"이라고 밝혔다. K-리그 '축구 선배'로서 향후 후배들이 행복하게 운동할 수 있는 보금자리를 목표삼았다. 리그 7회 최다우승에 빛나는 성남이지만 환경적인 측면을 얘기할 때면 어쩔 수 없이 어깨가 움추려든다. 서울 수원 등 수도권 구단과 비교할 수 없는 상황이다. 탄천종합운동장과 맞붙은 성남시 소유의 체육회관 7~8층을 숙소로 사용하고 있다. 지역 체육시설을 빌려 쓰기 때문에 독립적인 공간을 보장받을 수 없다. 로비, 엘레베이터에도 동네주민들이 쉴새없이 드나든다. 전용구장도 없이 안양, 용인 등 성남 인근 운동장을 전전해야 한다. 선수 시절부터 아쉬움이 컸다.

안 감독은 환경의 개선을 변화, 도약의 시작으로 봤다. "새로운 변화를 통해 재도약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도약의 기틀은 환경"이라고 밝혔다. "몇년이 걸릴지는 모르지만 외향적인 성과보다는 선수단의 내실을 다지는 일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10년 후, 50년 후 후배들에게 물려줄, '지속가능한' 명문클럽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 클럽하우스가 가져올 비전과 동기부여, 구단문화의 변화까지를 염두에 뒀다. 지난해 문선명 총재가 세상을 떠났고, 세간에 위기론이 팽배한 와중에 친정 성남행을 결심했다. "새로운 환경속에서 미래의 비전을 만들어나가는 일"이 위기의 성남에서 이뤄야할 자신의 소명이라 굳게 믿고 있다. FC서울 코치, 고양대교 여자축구, 부산아이파크 감독으로 재직하면서 클럽하우스 건설 및 리모델링을 주도했다. 독서공간과 웨이트트레이닝실, 팬들과의 만남의 장소를 아기자기하게 설계한 부산의 클럽하우스는 소녀팬들에게 '성지'가 됐다. 클럽하우스 환경 변화, 축구와의 스킨십이 선수단과 지역사회에 가져오는 성과 역시 눈으로 실감했다.

안 감독은 구체적인 클럽하우스 설계 계획도 털어놨다. 팬들의 시선이 하나로 결집되는 공간,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꿈꿨다. "클럽하우스 옥상에는 팬들을 위한 카페테리아를 만들고 싶다. 팬들이 데이트도 하고, 선수들의 훈련모습도 내려다보고 차를 마시며 축구이야기를 하는 공간이면 좋겠다"고 했다. 부산에서처럼 선수들을 위한 독서실도 마련할 생각이다. "나는 예전에 강박관념처럼 하루 4번씩 개인훈련을 했다. 그러나 우리선수들에게 팀 훈련 외에 개인훈련을 따로 요구하지는 않는다. 그런 노력으로 얻은 것도 많지만, 후회도 있다. 선수들이 훈련시간 외에 여가를 즐기고, 책도 많이 읽길 바란다."

성남은 7~8년 전 이미 율동공원 내 132만㎡ 부지에 클럽하우스 및 전용구장 건설 계획을 수립했지만, 정부, 성남시의 미온적인 태도와 종교적, 환경적 문제로 인해 꿈을 이루지 못했다. 독서광인 안 감독은 "요즘 '난세의 영웅'이라는 책을 읽고 있다"며 웃었다. "안되는 건 없다. 무슨 일이든 해법이 있고 해법이 있기 때문에 문제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성남의 숙원이자 성남의 미래인 클럽하우스 건립을 위한 해법을 고민하고 있다. 제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