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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 첫 훈련 추신수, '승리하기 위해 왔다'

"제가 여기 온 이유를 알고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가서 이겨야죠."

빨간색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추신수. 유니폼 색은 어색했지만, 그토록 원하던 우승을 위한 각오는 굳건했다.

신시내티 추신수가 스프링캠프 일정을 시작했다. 추신수는 16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굿이어에 위치한 굿이어볼파크에서 첫 공식훈련에 나섰다. 신시내티 유니폼을 입은 뒤 첫 단체훈련이었다.

새벽 6시가 되기 전 구장에 나온 추신수는 캠프 첫 날 진행되는 신체검사로 하루를 시작했다. 공식 훈련 시작은 오전 11시30분이었지만, 한 시간 먼저 실내훈련장에 나와 같은 외야수인 크리스 헤이시와 포수 라이언 하니건과 함께 토스배팅을 했다. 클럽하우스 미팅 후 가진 단체훈련에선 워밍업을 시작으로 외야 수비훈련, 타격훈련, 번트훈련을 차례로 소화했다.

대체적으로 선수들과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함께 타격훈련을 한 2루수 브랜든 필립스, 유격수 잭 코자트와 함께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더스티 베이커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차례 담장을 넘기는 등 긴장 하나 하지 않고 힘차게 배트를 돌렸다.

훈련 뒤 만난 추신수는 "유니폼이 온통 빨간색이라 조금 어색하다. 빨간색을 좋아하는데도 어색하더라"며 멋쩍게 웃었다. 팀 분위기 적응엔 전혀 문제가 없었다. 공식훈련이 시작되기 전 일찌감치 캠프에 입소해 운동을 시작했기에 동료들과 이미 많은 대화를 나눈 뒤였다. 추신수는 "동료들과는 어색한 게 없다. 선수들이 모두 편하게 해줘서 운동하기 좋다"고 했다.

추신수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클리블랜드에서 신시내티로 트레이드됐다. 클리블랜드는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기까지 1년 밖에 남지 않은 추신수를 더이상 품에 안을 수 없었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원하는 신시내티와 트레이드 카드를 맞췄다. 신시내티는 새로운 톱타자로 추신수를 점찍었다.

그는 올시즌 목표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내 성적도 중요하지만, 팀이 이기는 게 우선이다. 내가 여기 온 이유를 알고 있다. 단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게 아니라, 마지막까지 가서 이기기 위해서다"라고 답했다. 팀과 자신이 원하는 건 역시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걸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개인 성적은 그 이후에 알아서 따라올 것이라 했다. 그는 "클리블랜드에 있을 때도 그렇고, 어느 타순에 있든 내가 하던대로 했다. 좋은 공은 치고, 나쁜 공은 골라내고. 그렇게 하다보면 성적이 따라올 것"이라며 "출루에 너무 강박관념을 가져도 서두르게 된다. 내가 갖고 있는 걸 믿기에 내가 하던대로 할 것이다. 잘 유지하면 좋은 성적이 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두번째 트레이드다. 처음 입단했던 시애틀에서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 될 때와는 위상이 달라졌다. 추신수는 지난 2006년 시애틀의 주전 우익수였던 이치로의 벽을 넘지 못하고 팀을 옮겨야만 했다.

그는 "사실 첫번째 트레이드 땐 눈치도 보고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지금은 조심스럽긴 하지만, 그때와는 많이 다르다"며 "이젠 편안하다. 라커룸에서도 편하게 지낸다"고 밝혔다.

역시 다른 팀이다 보니 분위기는 다를 수밖에 없다. 추신수는 "이기는 팀과 그렇지 못한 팀은 차이가 있더라. 여기 선수들은 모두 각자의 자신감이 있다. 이긴다는 자신감이 있더라. 말 한 마디에도 여유가 있다"며 "나도 선수들 사이에 있으면서 편해지고, 운동할 때도 어딘가 편한 느낌이 있더라"고 설명했다.

글렌데일(미국)=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