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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부터 다른 MLB 스프링캠프, 어떻길래?

야구의 본고장, 메이저리그의 스프링캠프는 어떻게 다를까.

한국프로야구 역시 700만 관중을 돌파하며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야구의 본고장 미국과는 규모부터 큰 차이를 보였다. 한국선수 최초로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류현진을 따라 거대한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시스템을 살펴보자.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는 애리조나에서 열리는 캑터스리그와 플로리다에서 진행되는 그레이프프루트리그로 나뉘어진다. 캑터스리그는 애리조나의 주도, 피닉스에서 진행된다. 피닉스 내 소도시에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구장이 고루 분포돼 있다.

피닉스는 정책적으로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를 유치했다. 다수의 야구장 면을 가진 훈련장을 건설해 적극적으로 팀들을 유치했다. 그 결과, 스프링캠프의 대세가 플로리다에서 애리조나로 넘어오기에 이르렀다. 60년 이상 플로리다 베로비치에 캠프를 차렸던 LA다저스 역시 지난 2009년 카맬백랜치의 메인스타디움이 개장하면서 애리조나로 캠프지를 옮겼다.

▶야구장이 17개? 인프라부터 다르다

다저스의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글렌데일의 카멜백랜치는 피닉스 내에서도 두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가장 큰 시설은 역시 이 지역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차지하고 있다. 애리조나는 콜로라도 로키스와 함께 스콧츠데일에 위치한 솔트리버필드를 이용한다.

메인스타디움의 규모만 놓고 보면, 카맬백랜치의 메인스타디움이 최고 규모다. 이곳에서 열리는 시범경기는 캑터스리그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다.

카멜백랜치는 약 57만㎡의 부지에 메인스타디움 외에도 야구장 13개면과 3개의 보조구장이 들어서있다. 7개의 정식구장과 1개의 보조구장은 LA다저스가 쓰고, 나머지는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사용한다.

메이저리거로서 첫 발걸음을 내딛은 류현진 역시 "아직 스프링캠프일 뿐인데도 한국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시설이 좋다"며 혀를 내둘렀다.

14일(한국시각) 진행된 첫 공식훈련에선 야구장 3개 면을 오가며 1마일(약 1.6㎞) 장거리 러닝을 소화했다. 뒤에서 두번째로 들어온 류현진은 "왜 이렇게 빨리 뛰나"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구장 내에서 코스를 돌면서 장거리 러닝을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부지가 넓다. 훈련장에서 다른 훈련장으로 이동하는 것만 해도 몇 백 미터씩을 움직여야 한다.

야구장이 넓어 단시간에 집중적인 훈련을 하기에도 적합하다. 모든 메이저리그 팀의 공식훈련은 오전으로 끝난다. 오전과 오후, 야간에 걸쳐 훈련을 소화하는 국내와는 확연히 다른 스타일이다. 인프라에서 오는 차이가 크다. 이틀 뒤 훈련이 시작되는 야수조 선수들 중 일부는 미리 캠프에 합류해 자유롭게 훈련했다. 물론 이들이 훈련할 공간은 차고 넘쳤다.

▶대신 흙 털어주고 세탁 걱정도 없는, 선수에겐 천국?

훈련의 시작과 끝에는 팬들이 몰려든다. 야구공을 비롯해 배트, 사진, 잡지 등에 사인을 받기 위해서다. 좋아하는 선수를 보기 위해 팬들은 매일 같이 스프링캠프 현장을 찾는다. 이는 피닉스 측이 스프링캠프를 유치하면서 노린 효과기도 하다. 허허 벌판 애리조나에서 관광수입을 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선수들에 대한 지원도 최고 수준이다. 팬들의 사인공세를 뚫고 클럽하우스에 들어간 선수들은 훈련복을 훌훌 벗어 던지고 곧장 푹 쉴 수 있다. 구단 직원들은 선수가 라커룸으로 들어갈 때 운동화를 넘겨받아 깨끗하게 흙을 털어준다.

유니폼 역시 선수들이 돌아간 뒤 모두 수거해 세탁을 한다. 아침엔 그날 훈련에 필요한 유니폼을 비롯해 여벌의 훈련복이 언제나 깨끗한 상태로 라커에 걸려있다.

선수단은 스프링캠프가 시작한 뒤엔 아침과 점심을 야구장에서 해결한다. 아침 일찍 훈련해 간단히 식사를 하고, 또 오전에 훈련을 모두 소화한 뒤 점심을 먹는 식이다. 최고의 영양사들이 선수들의 식단을 관리한다.

훈련 직후 먹는 음식이 몸에 해롭다며, 배고픈 선수를 잠시 굶기는 일도 있다. 일정 시간이 지난 뒤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해 훈련으로 지친 선수들의 허기를 달래주는 것으로 하루 일과는 끝난다.

글렌데일(미국)=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