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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위 매치보다 흥미진진한 승부가 열린다?

2월 13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는 공동 7위에 올라 있는 서울 삼성과 창원 LG의 빅매치가 열린다. 1위 SK나 2위 모비스처럼 상위권에 위치한 팀들의 맞대결도 아닌데 삼성과 LG의 승부에 '빅매치'라는 표현을 써도 되는 것일까?

물론이다. 빅매치라는 표현을 써도 아깝지 않은 것이 두 팀의 승부다. 그렇다면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일까? 비록 삼성과 LG의 순위가 공동 7위에 불과하긴 하지만 두 팀의 각기 다른 행보는 최근 들어 농구팬들의 많은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홈팀 삼성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9위가 유력했다. 김승현, 이정석, 황진원 등 부상 선수들이 모두 복귀했음에도 8연패까지 당하며 좀처럼 반전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올스타 브레이크를 기점으로 해서 선수단이 하나로 뭉치기 시작했고 어느덧 3연승을 달리며 공동 7위까지 올라섰다.

반면에 원정팀 LG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한 팀 중 하나였다. 로드 벤슨의 골밑 지배와 외곽 슈터들의 무서운 3점포로 인해 좀처럼 6위권을 벗어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1월 말에 벤슨을 모비스로 트레이드 시킨 것을 시작으로 이해할 수 없는 선수 기용과 전술, 갑작스런 주축 선수들의 부상 등으로 인해 4연패에 빠지며 공동 7위로 추락했다.

이처럼 최근 들어 완전히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삼성과 LG를 바라보는 시선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6위에 턱걸이를 해서라도 6강 플레이오프에 나서려고 애쓰는 삼성의 행보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반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려 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LG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선이 대부분이다.

더군다나 같은 시각에 열리는 6위 KT와 1위 SK의 경기에서 KT가 SK에 패할 경우 삼성과 LG전의 승자는 단독 6위로 뛰어오르며 6강 플레이오프 진출권에 진입하게 된다. 반면에 패하는 팀은 원주 동부와 함께 공동 8위로 추락하고 만다. 이 경기의 결과에 따라 두 팀은 완전히 다른 입장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특히 두 팀의 승부는 12일 오후 5시경에 KBL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된 KBL의 '프로농구 경기력 강화를 위한 KBL 입장 안내'라는 글로 인해서 더욱 조명을 받고 있다. 그동안 적지 않은 팀들의 의도적인 6강 플레이오프 탈락 경쟁을 수수방관 해오던 KBL은 앞으로 남은 잔여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 팀이 발견될 경우 강력한 제재를 내리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비록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두루뭉술한 경고 표명에 불과하지만 KBL이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한 이후에 치러지는 첫 경기가 마침 삼성과 LG의 승부라는 점은 단순히 우연의 일치로 웃어넘길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KBL이 이렇게까지 입장 표명을 하게 된 직접적인 이유를 제공한 팀이 바로 창원 LG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LG는 벤슨을 이적시킨 다음부터 이해할 수 없는 선수 기용과 전술을 매 경기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김영환과 송창무 등 팀의 중심 선수들을 계속해서 '부상'이라는 이유로 경기에 투입시키지 않고 있다. 그동안 다른 팀들이 조금은 조심스럽게, 티 나지 않게 6강 경쟁에서 멀어지려는 노력을 해왔다면 LG는 너무나도 직접적으로 그런 행동을 보였다. LG의 그런 태도로 인해 농구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결국 KBL은 성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공식적인 입장까지 발표한 것이다.

상대전적 2승 2패, 현재 순위 공동 7위로 대등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삼성과 LG. 과연 13일 열릴 두 팀의 5라운드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둘 팀은 누가 될까? 6강 플레이오프에 반드시 진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3연승의 삼성이 승리를 거두고 6위권으로 뛰어 오를까, 아니면 비판과 비난의 중심에 있는 LG가 4연패를 끊어내며 수많은 의혹을 불식시키게 될까? 1위와 2위의 맞대결보다 흥미진진한 공동 7위의 맞대결이 곧 펼쳐진다. <홍진표 객원기자, SportsSoul의 소울로그(http://blog.naver.com/ywam31)>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