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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최초' 토종 전원 평균 15득점 미만 기록?

KBL 2012-2013시즌은 팀 기록으로 보나 선수 개인 기록으로 보나 역대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저득점 시즌'이다. 지금의 추세대로 이번 시즌이 종료될 경우 저득점과 관련된 KBL의 거의 모든 기록들이 새롭게 쓰일 확률이 높다.

우선 팀과 관련된 저득점 기록을 살펴보면 KBL 출범 이후 최초로 평균 80득점을 돌파하는 팀이 단 한 팀도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절대적으로 높은 가운데 2010-2011시즌 원주 동부가 수립한 역대 한 시즌 팀 최저인 평균 73.9득점 기록도 무려 6개 팀이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또한 개인 기록의 경우 역대 최소 평균 득점왕 및 최초의 평균 20득점 미만 득점왕 탄생 가능성도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여기까지만 살펴봐도 이번 시즌 KBL의 저득점화가 얼마나 심각한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하지만 KBL에서 활약중인 국내 선수들의 평균 득점 기록을 살펴보면 심각함을 넘어서서 한숨이 절로 나온다. 과연 현재의 KBL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어 가고 있는 것이 맞는지, 옳은 길로 가고 있는 것이 맞는지 의구심이 생길 정도다.

팀 당 39~41경기를 치른 현 시점에서 국내 선수 중 가장 높은 평균 득점을 기록중인 선수는 울산 모비스의 문태영이다. 문태영은 총 40경기에서 평균 14.4득점을 기록하며 득점 부문 전체 7위이자 국내 선수 득점 부문 1위에 올라있다.

문태영의 뒤로는 그의 형인 인천 전자랜드 소속의 문태종이 평균 14.3득점으로 득점 부문 전체 8위이자 국내 선수 득점 부문 2위에, 원주 동부의 이승준이 14.1득점으로 득점 부문 전체 9위이자 국내 선수 득점 부문 3위에 각각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 밖에 국내 선수들은 13점대 이하의 평균 득점을 기록중인 가운데 문태영과 문태종, 이승준 등 3명의 노장 귀화혼혈선수들이 국내 선수 득점 선두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KBL을 해마다 꾸준히 지켜본 팬들이라면 이쯤에서 이상한 점을 느꼈을 것이다. 평균 14점대의 선수가 국내 선수 득점 부문 1위에 올라있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KBL 출범 이후 가장 낮은 평균 득점으로 국내 선수 득점 부문 1위에 오른 선수는 2008-2009시즌의 서장훈이다. 당시 인천 전자랜드 소속이던 서장훈은 평균 16.1득점을 기록하며 득점 부문 전체 9위이자 국내 선수 득점 부문 1위에 올랐다.

KBL이 출범한 1997시즌부터 2004-2005시즌까지 KBL에는 해마다 평균 20득점 이상을 기록하는 국내 선수들이 존재했다. 비록 2005-2006시즌부터 지난 2011-2012시즌까지는 방성윤과 문태영만 평균 20득점 이상을 돌파할 정도로 고득점을 기록하는 토종 스코어러가 사라졌지만 그런 와중에도 국내 선수 전원이 평균 15득점 미만을 기록한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하지만 2012-2013시즌의 남은 13~15경기 동안 단 한 명도 평균 15득점을 돌파하지 못할 경우 KBL 출범 이래 최초로 평균 15득점 미만의 국내 선수 득점 부문 1위가 나오는 불명예를 기록하게 된다. 문태영과 문태종, 이승준 등 상위권에 위치한 3명의 선수 모두 시즌 초반, 중반에 비해 체력적으로 한계에 직면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우려는 현실이 될 확률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선수들의 개인 기량 저하,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지나칠 정도의 의존 등으로 인해 토종 에이스라 자신 있게 부를 수 있는 선수가 사라져버린 KBL. 과거에는 평균 20득점 이상은 기록해야 에이스라 불릴 수 있었지만 이제는 평균 12~14득점만 올려도 각 팀의 에이스라 불릴 수 있으며 리그에서 초고액 연봉자의 대열에 올라설 수 있다. 과연 현재의 KBL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일까? <홍진표 객원기자, SportsSoul의 소울로그(http://blog.naver.com/ywam31)>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