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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상훈이 말하는 '캡틴의 품격', 100경기 이상 출전한다

"올해만큼은 자존심을 세워보고 싶습니다."

단체종목에서는 늘 '캡틴(주장)'이 존재한다.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서 동료들을 이끄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띈 자리다. 뛰어난 주장이 있는 팀은 강한 결집력을 지닐 수 있기 때문에 위기 앞에서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다. 그래서 좋은 주장의 선임은 매년 팀의 중요한 과제다. 프로야구 역시 마찬가지.

예전에는 주장을 코칭스태프에서 임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 들어서는 선수들의 투표로 결정되는 것이 상례다. 이는 곧 선수들이 한 시즌 자신들을 이끌어갈 리더를 스스로 정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선임된 주장은 그만큼 선수들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더불어 선수들의 손에 의해 뽑힌 주장 역시 그런 신망에 보답하기 위해 선수단을 잘 이끌어야함은 물론 개인 성적 역시 잘 유지해야 하는 책임을 지니게 된다. 성적이 곧 가치의 척도인 프로의 세계에서 성적이 신통치 않은 주장은 발언권도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013시즌 KIA의 주장으로 뽑힌 사람은 바로 포수 김상훈이다. 벌써 세 번째로 차게 된 주장 완장이다. 2009년부터 2010년까지 두 시즌 동안 주장을 지냈다가 올해 다시 새로운 '캡틴'으로 뽑혔다. 경력이나 리더십에서 KIA 선수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은 덕분. 김상훈은 "주장이라고 해서 특별할 것은 없지만, 크나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동료들의 지지를 무겁게 여기고 있다.

그런 김상훈이 2013년 목표를 뚜렷이 세웠다. '주장의 품격'을 유지하면서도 그간 크게 실추된 개인의 명예도 끌어올리겠다는 결의를 굳게 다졌다. 김상훈의 목표는 바로 '100경기 이상 출전'. 2010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100경기 이상에서 포수 마스크를 쓰고, 팀 주장으로서의 역할을 다 하겠다는 것이다.

2009년 팀의 열 번째 우승을 이끌었을 당시 김상훈은 팀의 주장이자 주전 포수로서 안방을 굳게 지키고 있었다. 총 124경기에 나온 김상훈은 타율이 비록 2할3푼(379타석 87안타)으로 낮았지만, 2000년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12개)을 터트리며 팀 화력에 일조했다. 타점도 65개로 데뷔 후 최다기록을 세웠었다.

그러나 이후로는 내리막길이 김상훈을 기다리고 있었다. 2010년 107경기 출전에 타율 2할4푼3리(300타석 73안타) 4홈런 39타점으로 하향세를 그린 뒤 2011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67경기, 80경기 밖에 나오지 못했다. 우승 후유증이었다고 할 수 있다. 어깨와 손목, 무릎, 발목 등 성한 곳이 없었다. 결국 2011년 9월에 어깨수술을 받은 김상훈은 2012시즌을 야심차게 노렸지만, 몸상태는 그리 호전되지 않았다.

김상훈의 부진은 결국 KIA의 포스트시즌 실패와 무관치 않다. 차일목이나 송 산, 한성구 등이 백업으로 포수 마스크를 썼지만, 김상훈과 같은 노련함은 부족했던 것. 때문에 김상훈은 이에 대해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진행된 1차 스프링캠프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현재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고 있는 김상훈은 그래서 "이번 스프링캠프의 최대 과제는 완벽한 몸 만들기였다"고 말했다.

이는 결국 몸이 기본적으로 준비돼야 가슴 속의 열정을 그라운드에서 풀어낼 수 있다는 깨달음 때문이다. 2011년과 2012년의 시행착오를 통해 얻은 깨달음이었다. 김상훈은 "스프링캠프 기간에 몸상태가 아주 좋고, 아픈 부위가 없어서 정말 만족스럽다"면서 "올해만큼은 기필코 100경기 이상 안방을 지키면서 주장다운 모습으로 선수단을 이끌어가겠다"며 2013시즌 파이팅을 외쳤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