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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리치몬드 대신할 플랜B 가동?

전지훈련지를 사이판에서 일본 가고시마로 옮긴 롯데 선수단의 규모가 홀쭉해졌다. 합류한지 10일도 되지 않아 새 외국인 선수 리치몬드가 무릎을 다치면서 미국으로 검진차 돌아갔다. 한국 대표팀에 차출된 태극전사 5명(정대현 강민호 송승준 전준우 손아섭)도 대만으로 떠났다.

롯데는 가고시마에서 앞으로 연습경기를 통해 시즌 전 구상을 마무리해야 한다. 귀국은 다음달 4일이며 시범경기는 3월 9일 시작한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아직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한 부분이 많다고 했다. 그는 여전히 1번 타자, 마무리 투수 등에 대한 정답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그런 상황에서 생각지도 않았던 변수가 튀어나왔다. 선발로 생각했던 리치몬드가 무릎이 고장나면서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리치몬드는 김 감독의 머릿속에서 1~3선발 중 한 자리를 차지하게 돼 있었다.

리치몬드는 사이판에서 훈련 도중 다쳐 국내로 들어와 두 병원에서 무릎 검사를 받았다. 롯데 구단은 정확하게 검진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부상 정도가 간단치 않았다. 시즌 초반 투구가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리치몬드는 자택이 있는 미국 피닉스로 가 좀더 정밀한 검사를 받고 싶다고 했고, 롯데는 받아주었다. 김시진 감독은 리치몬드의 거취에 대해 "아직 정해진 건 없다. 좀더 지켜봐야겠다"면서 "만약 부상 회복까지 2개월 이상 소요될 경우 구단과 상의해서 결정하겠다. 물론 다른 외국인 선수의 데이터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리치몬드가 미국에서 검진을 받더라도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보고 있다. 무릎 연골 손상은 완전한 치료까지 제법 긴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미국 검진 결과를 믿고 마냥 기다릴 수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롯데 구단은 B플랜를 준비하는 게 당연했다. 이미 리치몬드가 힘들다고 판단했을 경우를 대비해 대체 가능한 외국인선수를 보고 있다.

김 감독이 첫 번째 과제라고 노래를 불렀던 1번 타자엔 여러 명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가장 유력한 선수는 황재균이다. 그 다음에 김문호 조홍석 등이 후보군이다. 마무리 역할을 누구에게 맡길 지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정대현 아니면 김사율 둘 중 하나다. 지난해 양승호 감독 체제에선 김사율이 마무리를 맡았었다. 정대현은 무릎이 좋지 않아 시즌 중후반부에 불펜을 맡았다. 김 감독은 "분명한 건 마무리를 한 명에게 맡긴다는 기본 방침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

롯데는 사이판 1차 전지훈련에서 '5일 훈련, 1일 휴식'의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양적으로 많은 훈련을 했다. 하지만 가고시마에선 양 보다는 질을 우선하는 훈련을 하게 된다. 일본 세이부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14일), 지바 롯데 2군, 두산과의 친선경기를 통해 주전과 백업을 가리게 된다.

김 감독은 이번 시즌 과감한 주루 플레이를 통한 '달리는 야구'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매일 같이 주루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면서 "롯데 선수들이 과감한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마인드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조성환 강민호 등 베테랑들이 시즌 목표를 도루 숫자로 말할 정도로 김 감독의 말은 약발을 받고 있다.

또 김 감독은 사이판 훈련을 통해 언더핸드스로 이재곤(25)을 재발견했다. 이재곤을 가능성을 발견한 첫 번째 선수로 꼽았다. 이재곤은 키 1m92의 장신 잠수함 투수다. 경남고 출신으로 2007년 신인 1차 지명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2010년 22경기에 등판, 8승3패 평균자책점 4.14로 가능성을 보였지만 이후 중간 불펜으로 밀려났다. 지난해 1군 8경기에 등판, 승패 기록없이 평균자책점만 9.39로 초라했다. 사이판에서 그의 주무기 싱커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으면서 김 감독의 눈에 들었다. 선발 후보 중 한 명으로 급부상했다.

롯데의 2013시즌 목표는 우승이다. 리치몬드 문제부터 잘 풀어야 우승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