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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K-리그 색깔 '안정+관리', 도박은 없다

달콤한 휴가는 끝이 났다.

계사년이 열렸다. K-리그가 본격적인 시동을 건다. 모든 팀들이 2, 3일부터 동계훈련에 돌입한다. 국내와 해외전지훈련이 기다리고 있다. FC서울과 수원, 울산, 인천은 괌에 이어 일본, 전북은 브라질, 포항은 터키에서 굵은 땀을 흘린다.

눈을 돌릴 곳은 없다. 구도는 지난해보다 더 가혹해졌다. K-리그는 올해 사상 최초로 1, 2부 승강제가 도입된다. 광주와 상무가 지난 시즌 2부 리그로 강등되면서 2013년 K-리그 1부 리그는 14개팀으로 운영된다. 단일리그 후 스플릿시스템이 실시된다. 하위 2개팀이 2부로 떨어진다. 8개팀으로 진용을 갖춘 2부 리그가 세상에 나온다. 2부리그 우승팀은 1부 리그 12위와 승격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지난해 유례없는 칼바람이 불었다. K-리그를 누빈 16개팀 가운데 10명의 감독이 교체됐다. 올해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각 팀 감독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성적이 곧 운명인 시대가 됐다. 2013년 K-리그는 어떤 색깔일까.

▶전통적인 강호들의 자존심 경쟁

2012년 K-리그 챔피언은 FC서울이었다. 2011년 우승팀 전북은 2위에 만족해야 했다. 2009년부터 재미난 흐름이 있다. '전북→서울→전북→서울', 우승 패턴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2008년 K-리그를 제패한 수원은 자존심을 구겼다.

우승 경쟁은 역시 강호들의 전유물이다. 대기업의 지원을 받는 서울(GS)과 전북(현대자동차), 수원(삼성전자), 울산(현대중공업), 포항(포스코), 이른바 '빅5'에 이목이 쏠린다. 대부분 구단들이 긴축 재정으로 찬바람이 불고 있지만, 이들의 '내공'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올해 순위경쟁도 '빅5'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최강희 감독(전북→A대표팀)이 자리를 비운 후 '닥공(닥치고 공격)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올해 추구하는 색깔은 동색이다. 서울이 모범답안을 제시했다. '무공해 축구(무조건 공격)'는 탄탄한 수비에서 출발했다. 서울은 44경기를 치르면서 그룹A에서 최소인 42실점을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0.95실점으로 2년 만의 챔피언 탈환에 성공했다. 안정된 수비가 있었기에 '데몰리션(데얀+몰리나)'의 활약이 빛났다. 수비력은 기본이다. 여기에 화력이 더해져야 한다.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공격 축구가 꽃을 피워야 정상에 설 수 있다. '반쪽 축구'로는 우승 희망이 없다는 것은 5개팀이 모두 숙지하고 있는 냉엄한 현실이다.

▶생존이냐, 강등이냐, 수비축구가 대세

중하위권의 기업구단과 시도민구단의 생존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스플릿으로 분리되기 전 상위리그인 그룹A에 무조건 살아남아야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하부리그인 그룹B의 7개팀 중에선 최대 3개팀이 2부 리그로 강등될 수 있다. 자칫 무리수를 던질 경우 화가 돼 돌아올 수 있다. 전력상 제주와 부산, 성남이 한 발 앞서 있는 가운데 인천, 전남, 경남, 대구, 대전, 강원 등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생존이냐, 강등이냐, 사활이 걸렸다.

중하위권 팀의 경우 기본적으로 수비 축구가 득세할 가능성이 어느 해보다 높다. 안정적인 '선수비-후역습'이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택과 집중의 두뇌 싸움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강팀에는 무승부 전략, 전력이 엇비슷한 팀에는 승점 3점을 챙기는 '관리형 축구'를 펼칠 것이라는 것이 사령탑들의 일관된 견해다. 각 팀의 동계훈련도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2월 아시아챔피언스리그가 출발한다. 3월 K-리그의 문이 열린다. 올해 프로축구는 더 뜨겁고, 더 살벌하다.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