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귀국 후 16시간만에 경기나선 마틴, 대한항공 승리 이끌다

마틴(대한항공)이 서브를 하기 위해 섰다. 반대편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긴장했다. 침을 삼켰다. 마틴의 타킷은 문성민이었다. '막아볼 수 있으면 막아봐'라는 식이었다. 마틴의 강타가 문성민에게 향했다. 문성민은 자신있게 팔을 가져다댔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마틴의 서브에이스 숫자만 늘려줄 뿐이었다.

마틴이 돌아왔다. 15일 2012년 런던올림픽 유럽 예선으로 팀을 떠난지 2주만이었다. 당초 예정에 없던 유럽행이었다. 원래 유럽 예선은 터키에서 열릴 참이었다. 하지만 터키 대지진으로 장소가 슬로바키아로 바뀌었다. 홈에서 경기를 가지게되자 슬로바키아 배구협회는 마틴을 불렀다. 홈에서 창피를 당할 수 없었다. 마틴은 가지않겠다고 했다. 힘이 없었다. 협회는 마틴을 제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마틴은 슬로바키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주포를 잃은 대한항공은 3연패에 빠졌다. 마틴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28일 낮 마틴이 돌아왔다. 숙소에 오자마자 마틴은 "내일 경기 나갈 수 있습니다"고 했다. 미안해서였다. 신영철 대한항공 감독은 마틴의 출전을 허락했다. 신 감독은 "스스로 힘들다고 했다면 뛰게 하지 않았을 텐데 적극적으로 뛰겠다고 했다. 팀이 3연패에 빠진 상황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듯했다"고 말했다.

마틴은 29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2011~2012시즌 NH농협 V-리그 경기에서 펄펄 날았다. 불과 16시간전에 귀국한 선수답지 않았다. 범실이 많았지만 서브가 있었다. 2세트 7번 연속 서브를 넣었다. 2세트에서만 서브에이스 2개를 기록했다. 4세트에도 강력한 서브로 패색짙던 경기를 승리로 이끌어냈다. 승리를 이끈 대한항공의 파일럿이었다.

마틴의 활약에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에 3대2(24-26, 25-14, 23-25, 32-30, 25-23)로 승리했다. 승점 2를 추가한 대한항공은 승점17(6승 4패)를 기록했다. 승점 1을 얻은 현대캐피탈은 승점18(5승 6패)으로 2위로 올라섰다. 천안=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프로배구 전적(29일)

대한항공(6승4패) 3-2 현대캐피탈(5승6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