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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곤 매직'을 위해 필요한 것 두가지

울산 현대는 2007년 5위로 6강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해 정상을 밟은 포항 스틸러스의 '파리아스 매직(세르지오 파리아스 당시 포항 감독의 뛰어난 용병술과 기적같은 우승을 이르는 말)'을 재현할 수 있을까. 두 팀은 4년 차를 두고 비슷한 길을 가고 있다. 세 차례 원정경기에서 모두 이겼고, 각각 한 번씩 승부차기 접전끝에 살아남았다. 포항은 6강 PO에서 경남FC를 1대1 무승부를 기록한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제압했다. 정규리그 6위로 챔피언십에 오른 울산은 23일 준 PO에서 수원 삼성과 1대1 무승부 후 승부차기에서 3-1로 이겼다.

전북 현대와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나는 울산이 4년 전 포항처럼 우승컵을 들어올리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선제골과 주축 선수들의 경고 관리가 필요하다. 모든 승부에서 선제골을 터트린 팀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지만 울산은 특히 더 중요하다. 울산은 공격보다 수비에 강점을 갖고 있는 팀이다. 곽태휘-이재성으로 구성된 중앙 수비라인에 수비형 미드필더 에스티벤, 이 호가 강력한 대인 마크와 협력 수비, 압박으로 상대 공격진을 묶는다. 안정적인 수비를 기본으로 하면서 역습을 시도하고, 세트피스에서 한 방을 노린다. 선제골을 넣으면 수비에 무게를 둔 수비모드로 전환해 철저하게 지키는 경기 운영이다.

이번 챔피언십 3경기에서 울산은 모두 선제골을 넣고 이겼다. 6강 PO FC서울전 때는 곽태휘의 선제골(전반 17분), 김신욱의 추가골(전반 33분)로 기선을 제압하고 안정적인 수비를 가동해 3대1로 이겼다. 수원전에서는 김신욱의 선제골(전반 21분) 후 마토에게 동점골(후반 38분)을 내줬으나 결국 승부차기에서 승리했다. PO 포항전에서는 설기현의 페널티킥 선제골(후반 27분)을 끝까지 지켜냈다. 지키는 축구에 강점이 있는 울산으로선 선제골이 필수적이다.

2경기로 치러지는 챔피언결정전. 경고 누적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울산은 서울전부터 포항전까지 베스트 11에 변화를 주지 않고 3경기를 치렀다. 경기감각이 살아있는 선수를 앞세워 돌풍을 이어갔다. 김호곤 울산 감독은 체력적인 부담에도 불구하고 챔피언결정 1차전에도 기존의 베스트 멤버를 가동할 생각이다.

그런데 매경기가 총력전이다보니 경고가 잇따랐다. 울산의 주전 필드 플레이어 10명 중 최재수 이재성 설기현(이상 서울전)이 호(수원전) 곽태휘 고슬기(이상 포항전) 등 6명이 한 차례씩 경고를 받았다. 백업 수비수 강민수도 경고가 하나 있다. 1차전에서 경고를 받으면 2차전에 뛸 수 없다. 백업요원이 부족한 울산으로선 주축 멤버의 전력 이탈은 치명적이다. 주전 골키퍼 김영광이 경고 누적으로 포항전에 못한 가운데 백업인 김승규가 선방을 펼쳤지만, 필드 플레이어는 또 다르다. 더구나 상대인 정규리그 1위 전북은 울산이 앞서 상대한 서울, 수원, 포항보다 한수 위 전력이다.

김호곤 감독은 "경고 누적은 경기를 치르면서 올라와야 하는 하위팀이 감수할 수밖에 없는 핸디캡이다. 선수들에게 무리한 플레이를 삼가하도록 주문하겠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