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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숨은공신 박지현 '강동희 비법 덕분...'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동부 가드 박지현(32)에게 딱 어울리는 속담이다.

박지현은 27일 KT와의 홈 경기에서 66대55로 승리하는데 숨은 공신이었다.

승부의 추가 기울기 시작한 2쿼터에 '원맨쇼'를 했다. 2점 차로 뒤져있던 2쿼터 2분쯤 자유투 2개로 20-20 동점을 만든 게 시작이었다.

KT 박상오가 곧이어 2점슛으로 응수하며 달아나자 좌중간 외곽에서 깔끔한 3점포를 터뜨리며 되받아쳤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KT가 박상오의 자유투 2개로 다시 24-23으로 달아났지만 골밑을 파고들며 또 KT의 약을 올린 이 역시 박지현이었다.

저돌적인 드라이브인에 이은 레이업으로 2점을 추가한 것도 모자라 매치업 상대 양우섭의 파울을 유도하며 추가 자유투까지 쓸어담은 것.

이후 동부는 KT 용병 찰스 로드의 연속골과 조동현의 3점포에 맞아 26-31로 다시 밀렸다. 자칫하면 승기를 빼앗길 판이다.

2쿼터 종료 3분46초전. 박지현이 다시 나섰다. 상대 수비가 포스트로 몰린 틈을 타 오른쪽 외곽에 자리를 잡은 박지현은 윤호영이 빼준 볼을 받아 기다렸다는 듯이 3점포를 꽂아댔다.

34-31로 앞선 종료 1분25초전에는 2점슛을 추가하며 거세게 저항하던 KT에 결국 치명타를 날렸다. 이날 17득점 4어시스트를 기록한 박지현은 2쿼터에만 3점슛 2개를 포함해 13점을 올리며 위기에 빠질 뻔하던 팀에 활력소가 됐다.

19경기를 치른 현재 박지현의 평균 성적은 11.8득점, 5.7어시스트. 지난 시즌 평균 7.1득점, 3.9어시스트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나이를 거꾸로 먹는 느낌이다.

최고의 포인트가드 출신 강동희 감독으로부터 제대로 배우고 있기 때문이다. 동부에서 3시즌째를 맞은 박지현은 "감독님으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았는데 이제 효과가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 감독에게 어떤 비법을 전수받았을까. 박지현은 "감독님이 속공 찬스에서 볼을 연결하는 과정과 포스트에 어떻게 패스를 넣어줘야 하는 요령을 항상 강조한다"면서 "감독님에 비하면 한참 멀었지만 나의 기량이 조금씩 나아진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천하의 '강동희' 밑에서 이제 풍월을 읊기 시작한 박지현은 "올시즌 선두 동부를 위협하는 2위팀이라면 누구든 패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원주=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