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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조영철-윤석영 '홍명보호 왼쪽이 빛난 이유'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런던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A조 3차전 사우디아라비아전, 홍명보호의 왼쪽은 반짝반짝 빛났다.

포백라인의 왼쪽을 담당하는 윤석영(21·전남)의 파괴력 있는 오버래핑은 조영철(22·알비렉스 니가타)을 겨냥했다. 영리하게 수비 뒷공간을 노렸다. 결정적인 찬스를 여러 번 엮어냈다.

경기 직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윤석영은 "20세 이하 때부터 영철이형과는 워낙 발을 많이 맞춰왔기 때문에 서로가 원하는 걸 잘 알고 있다"고 했다. "홍명보 감독님이 늘 원하시는 것과 같다"고 했다.

'홍명보의 아이들'답게 홍 감독의 팀 정신과 전술에 대한 이해도가 누구보다 높다. 전반 34분 PK골 결승골을 기록하며 사우디전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된 조영철 역시 윤석영과의 호흡을 묻는 질문에 표정이 환해졌다. "석영이랑은 예전부터 함께 해왔기 때문에 그냥 믿고 하자고 했다"고 털어놨다. "괜히 이런저런 전술을 짜다 보면 더 헷갈릴 수 있으니 그냥 믿고 가자"고 했다는 것.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로 발을 맞춘 이들은 사우디전 왼쪽을 거침없이 장악했다. 윤석영이 치고 나오면 어느새 조영철이 전방에서 쇄도했다. 조영철은 "중동 원정을 다녀온 동료들보다 일본에서 온 내가 몸상태가 나을 것 같아 한발이라도 더뛰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했다. "지난 6월 오만전 이후 5개월만에 올림픽호 선발명단에 이름을 올린 만큼 반드시 결과를 내겠다"는 각오도 남몰래 다졌다. 홍 감독은 10분전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아깝게 골을 놓친 조영철에게 패널티킥을 찰 기회를 부여했다. 그리고 조영철을 기대에 보답했다. "기회를 주신 홍 감독님께 감사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경기 후 조영철과 윤석영은 약속이라도 한 듯 승점 3점에 대한 만족보다는 다득점을 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전반26분 헤딩골 오프사이드 판정이 정말 아쉬웠다. 홈에서 승점 3점을 확보해서 기쁘지만 다득점을 기록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조영철) "승점 3점을 확보해서 다행이지만 팬들에게는 아쉬운 경기였을 것 같다."(윤석영)

한결같이 침착하고 담담했다. 스스로 좋았던 점에 도취되기보다는 부족한 점에 집중하고 있었다. 올해 마지막 경기를 짜릿한 승리로 장식한 홍명보호의 미래가 밝아보이는 또 하나의 이유다.

상암=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