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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12년, 99년 그 첫해에는 무슨 일이

FA시장에 김동주만 남았다. 이대호는 일본 오릭스 입단이 확정적이다.

이번 FA시장, 가장 큰 특징은 '프렌차이즈 스타들의 대탈출'이다. 조인성과 임경완이 각각 LG와 롯데에서 SK로 옮겼다. SK 이승호는 롯데에 둥지를 틀었다. 올해까지 SK에서 뛰었던 정대현은 메이저리그 볼티모어와 게약을 앞두고 있다.

99년말, 첫 FA 계약이 있었다. 그로부터 12년의 시간이 흘렀다. 몸값은 대폭 올랐고, 계약형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번 FA시장은 그런 면에서 또다른 변화의 시작처럼 보인다.

잠시 시간을 되돌려 보자. 첫 FA 시장이 열렸던 99년, 그 때는 어땠을까. FA역사의 시작은 이랬다.

▶첫 다년계약의 탄생

99년말, 5명의 선수가 FA신청을 했다. 송진우 이강철 김동수 송유석 김정수였다.

그리고 그 해 11월26일, 새로운 시대의 막이 오른다. 송진우가 한화와 첫 다년계약을 했다. 3년에 최대 7억원. 계약금은 2억5000만원, 연봉은 1억3500만원. 10승 이상 올리면 인센티브 1500만원을 받는 조건이었다. 99시즌 송진우의 연봉은 8100만원이었다. 말그대로, 그 때로서는 대박이었다.

프로야구 계약의 역사가 뒤바뀌는 순간이었다. 이후 송진우는 FA로 3번이나 재계약에 성공했다. 2003년에는 3년간 18억원, 2006년에는 2년간 14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특히 2006년에는 구단에 백지위임장을 던지는 배짱도 과시했었다.

▶또 다른 역사, FA의 이적

사실 이 때부터 탬퍼링(사전접촉)의 의혹이 제기됐었다. 이강철, 김동수와 삼성이 사전접촉했다는 뒷이야기들이 들렸다. 어쨌든 둘은 각각 해태와 LG에서 삼성으로 옮겼다. 3년에 똑같이 8억원의 조건이었다

이 중 김동수의 계약이 눈길을 끌었다. 당시 김동수는 이홍재씨를 에이전트로 선임했다. 선수계약에 개입한 첫 에이전트였다. 그 때 우선협상에서는 LG가 2년에 4억5000만원을 제시했다. 김동수측은 3년에 7억원 요구했다. 합의가 안됐다. 그 뒤 삼성에서 이홍재씨와 접촉, 도장을 받아냈다.

하지만 이 계약은, 구단측 반격의 빌미가 됐다. '에이전트, 다년계약, 옵션계약'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게 당시 규약이었다. 결국, 바짝 달궈진 판에 이사회가 열렸다. 12월1일이었다. 이 자리에서 LG가 김동수의 삼성이적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 그 결과 보상규정이 강화됐다. 원래는 '해당 선수 연봉의 150%와 25명의 보호선수를 제외한 선수 중에 1명만 보상'이었다. 보상금액을 연봉 150%에서 200%로 인상시켰다. 또 에이전트 계약을 불인정, '김동수는 4일까지 LG와 재협상을 하라'고 결정했다.

하지만 김동수의 마음은 굳어진 상태였다. 결국 삼성으로 갔고, FA의 다년계약은 1년 계약으로 수정됐다.

▶괘씸죄와 트레이드

김정수와 송유석의 FA신청은 의외였다. 구단에서는 괘씸죄를 적용했다. 우선협상기간 동안 계약을 하지 않았다.

그 후 둘에 대한 타구단의 입질도 없었다. 해를 넘겨 2000년 1월31일, 계약 마지막 날이었다. 이날까지 도장을 찍지 못하면 끝이었다. 그해 선수로 뛸 수 없었다.

송유석은 원소속팀 LG와 힘겹게 도장을 찍었다. 1년에 7500만원이었다. 그리고는 그 해 3월 한화로 트레이드됐다.

김정수는 끝까지 속이 타들어갔다. 송유석의 계약 발표 뒤에도 원소속구단인 해태에서 아무 연락이 없었다. 결국, '계약후 트레이드'라는 구단의 방침에 따라 구원(?)을 받을 수 있었다. 김정수는 역시 그 해 3월 SK로 옮겼다. 지금은 규약상 FA 계약후 1년간은 트레이드를 할 수 없다. 하지만 당시에는 가능했기에 나타난 편법이었다.

FA 12년, 시작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