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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원의 개그야그] '큰 고추'도 한국산은 맵다

[이봉원의 개그야그] '큰 고추'도 한국산은 맵다



올해 프로야구 FA시장의 최대 핵이었던 이대호선수와 롯데의 계약이 사실상 결렬됐다. 이대호선수는 자신의 큰 꿈을 향하여 구단의 최고 대우도 마다하고 현해탄을 건너기로 잠정 결정을 했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사랑하는 동생이지만, 그의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쉽지 않았을 것이다. 10년 동안 롯데맨으로서 둥지를 떠난다는 것은 팬들도 아쉽겠지만 자신도 상당한 아픔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래 니 혼자 잘 묵고 잘 살그래이. 뚱띵이 단디이 해라 잉~" 이러는 팬이 있는가 하면 "그래 대호야, 일본 가서 자슥들 혼쫌 내주그래이~ 대호야 쌔리라!" 이런 팬도 많을 것이다.

이렇게 기대도 많이 하고 우려도 많이 하는 일본행을 그는 왜 택했을까? 국내에 있으면 최고 연봉에 편안하게 고향에서 야구를 할 수 있었을 텐데…. 또한 대호 부인인 신여사가 지금 만삭이고 내년 1월에 출산까지 앞두고 있는 힘든 시기인데….

필자의 해석은 바로 '도전'이다. 흔히들 경상도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남자가 함 하면 하는기지? 뭐고? 됐나? 됐나? 고마 가자!"

봉황이 되려면 참새의 생각은 접어야 한다. 그래서 부산의 이대호, 롯데의 이대호가 아닌 대한민국의 이대호를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바로 그것이다.

"꿈이 없는 자. 밥을 먹지 말라고 했다." 누가 얘기했지? 갑자기 생각이 안 난다…. ㅎㅎㅎ. 필자인가?

어찌되었든 개인적으로 대호가 성공한다는 쪽에 80% 이상을 걸고 있다. 혹자들은 일본의 투수들이 우리보다 한 수 위라 적응하기가 쉽지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일본으로 건너간 타자들 가운데 성공하고 돌아온 사람들이 별로 없다고도 한다. 그래서 일본투수들이 우리 타자를 쉽게 여기는 것도 없지않아 있다. 이번 기회에 대호가 보란듯이 바꿔줄 것이다.

우선 대호는 여느 타자보다 힘도 좋고 홈런도 많지만 무엇보다 맞추는 능력이 탁월하다. 덩치에 걸맞지 않게 스윙이 물 흐르듯 부드럽다. 홈런 타자이지만 안타가 상당히 많고 타율이 높다. 대부분 홈런타자들 3할을 넘기기 힘들다. 그러나 대호는 맞추는 능력이 좋다보니 삼진이 적고, 공을 잘 보다 보니 출루율이 높은 것이다.

출루율이 높다보니 득점율 또한 높다. 일본이라는 나라가 우리보다 야구를 60년 가까이 먼저 한 나라인데 그런 조사를 하지 않고 손을 내밀 리가 없다.

단지 하나 우려가 되는 것은 낯선 곳에서의 적응력, 혹시나 외로움이나 향수병으로 성적이 저하되지 않을까하는 우려인데 필자가 보는 대호는 성격이 아주 쾌활하고 밝다. 개그도 좋아하고 웃기는 것을 좋아하고 늘 분위기 메이커로 덩치에 비해 귀여운 면이 상당히 많이 있다. 또한 지금 이야기 중인 일본구단이 교포들이 가장 많이 살고있는 오사카에 홈을 두고 있는 오릭스이기에 그런 면에서는 어느 정도 안심이 된다.

또한 일본의 양대 리그중 지명타자제도가 있는 퍼시픽리그에 속해 있어 수비가 부담스러우면 타자로만 전념해도 돼 금상첨화이다. 그리고 일본에 먼저 가 있는 한국계 투수인 메이저리그 출신 백차승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자,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된다'지만 조금 더 관심있게 마음의 박수로 힘을 몰아줄 때라고 생각한다.

흔히들 한국의 작은 고추의 매운 맛을 보여주자고 하지만 이번 경우는 '큰 고추'도 한국산은 엄청나게 맵다는 것을 반드시 보여주리라 믿는다. 그래서 내년 일본 개막전에는 달라 빚을 내서라도 일본에 가서 응원해야지…. 대호야~~ 쌔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