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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대상 남녀주연상 김우형- 조정은 '이 트로피는 당근이자 채찍.'

"그냥 상 받는 사람 축하하겠다는 기분으로 나갔어요. 트로피를 받는 '상상'은 했지만 솔직히 '예상'은 못했어요."(조정은)

뮤지컬배우 김우형(30)과 조정은(32). 지난 14일 서울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17회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 남녀 주연상의 두 주인공은 여러모로 비슷한 점이 많다. 성실하게 연기 열정을 쏟아왔다는 점, 화려하게 튀기 보다는 묵묵히 무대를 지켜왔다는 점, 주변에서 따뜻한 축하가 쏟아졌다는 점, 거기다 소감까지.

두 배우는 평소 친분이 돈독하다. 조정은의 고교(계원예고) 동기인 조승우, 같은 소속사 배우인 김선영 등과 평소 고락을 함께 하는 '패밀리'이기 때문. "우형이가 상을 받아 박수를 치고 앉았는데 곧이어 제 이름이 불리는 거예요. 얼떨떨했죠. 꿈인지 생시인지 지금도 실감이 나지 않아요." 그 패밀리는 시상식날 다 모여 늦게 까지 맥줏잔을 기울였다. 몇몇 축하객은 그날 하도 소리를 질러 목이 쉬는 바람에 다음날 공연이 쉽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생각보다 일찍(?) 받은 것은 것 같아요. 선배들도 많고, 후배들도 많은 중간 위치라 더더욱 책임감을 느낍니다."

뮤지컬 '아이다'에서 라다메스 장군 역으로 트로피를 거머쥔 김우형은 애국심과 사랑 사이에서 고뇌하는 라다메스처럼 현실에서도 갈등을 많이 겪었다. "배우 생활 하면서 딴 생각을 많이 했어요. 사업을 해야하나, 영화 쪽으로 나가볼까…. 이 트로피는 무대 위에서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같아요."

'피맛골 연가'로 영예를 안은 조정은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성격이 둥글둥글하지 못하고 예민한 구석이 있어요. 끼로 똘똘 뭉치지도 않았고 내성적인 면도 있고요. 배우로서 여러가지로 고민이 많던 시기에 나를 되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뭉뚱그려 표현하면 채찍이자 당근이라는 것이 두 배우의 이야기.

김우형은 지난 2005년 '그리스'로 데뷔했다. 그의 수상소감 대로 '뮤지컬 경력 6년 밖에 안 된 애송이'다. 하지만 짧은 기간 동안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컨페션'(2007)과 '달콤한 나의 도시'(2009)에서는 훈남, '나쁜 녀석들(2008)에서는 코믹을 거쳐 '쓰릴 미'(2009)와 '지킬앤 하이드'(2011), '아이다'에선 만만치않은 내면의 에너지를 보여줬다. 늘씬한 키에 훈훈한 외모 또한 많은 여성팬을 부르는 요인이기도 하다. 아울러 뮤지컬계에선 의리에 살고 죽는 진짜 사나이로 통한다.

지난 2003년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혜성처럼 등장한 조정은은 데뷔 초 차세대 톱스타라는 찬사를 들었지만 좀처럼 앞으로 치고나갈 찬스를 잡지 못했다. 2007년 '스핏파이어 그릴'의 호연으로 관객과 평단의 찬사를 받았지만 영국 유학을 떠나는 바람에 맥이 끊겼다. 지난해 귀국해 절치부심한 끝에 마침내 톱 여배우 반열에 올랐다.

"개인적으로 힘들고 어려울 때 의지가 되는 누나예요. 이 관계가 영원할 것 같아요."(김우형)

"후배라기보다는 친구같아요. 가고자하는 비전이 같은, 이런 친구가 뮤지컬계에 있어 든든합니다."(조정은)

김우형은 오는 25일 대구에서 개막하는 '미스 사이공'으로 다시 팬들과 만나고, 조정은은 현재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조로'에 출연 중이다. 환희와 기쁨을 뒤로 하고 새로운 출발선에 다시 선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