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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스-김승현, 다시 법정싸움 시작하나?

현역 복귀를 전제로 한 김승현과 오리온스의 협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김승현 측이 18일 한 인터넷 매체를 통해 '협상 결렬'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임의탈퇴 상태인 김승현이 코트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일단 원 소속팀인 오리온스로 복귀해야만 한다. 김승현이 낸 임의탈퇴처분 철회 가처분신청은 기각됐다. 문제는 약 14억원이 달려있는 소송이다. 오리온스와 김승현은 지난 2006년 5년간 10억5000만원을 받기로 이면계약을 맺은 바 있다. 하지만 부상에 따른 성적부진으로 연봉이 삭감됐고, 14억원은 김승현이 받지 못한 연봉에 이자를 포함한 금액이다. 법원은 1차 공판에서 김승현의 손을 들어줬지만, 오리온스는 항소한 상태다.

지난해 7월 김승현이 소송을 제기한 뒤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양측 모두 상처를 받았다. 김승현은 임의탈퇴 처분으로 코트에서 멀어졌고, 팀의 중심을 잃은 오리온스는 기나긴 부진에 빠졌다. 기나긴 시간이 흘러 지난달 말, 드디어 협상테이블이 열렸다. 김승현의 선수 복귀를 골자로 한 소송 취하 합의서 작성이 시작됐다. 당초 오리온스로 복귀하는 방안은 막판 계약조건에서 이견을 보이면서 틀어졌다. 지난 11일부터는 김승현 측에서 14억원 전액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트레이드를 요구했다.

하지만 여기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김승현은 트레이드 상대 구단의 샐러리캡을 감안해 연봉을 2억5000만원으로 합의해달라 했다. 오리온스는 임의탈퇴 처분 해제 직후 잔여경기의 절반을 뛴 뒤 이적시키겠다는 조항을 넣고자 했다. 김승현은 이 부분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출전 경기수를 5경기 또는 10경기로 줄이자는 쪽으로 이야기가 흘러갔지만, 김승현의 의지는 확고했다. 오리온스 유니폼을 입지 않겠다는 것이다.

김승현 측 변호사로 협상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남성렬(47·법무법인 원) 변호사는 스포츠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김승현 본인이 협상 중단에 대해 요청한 것은 없다. 하지만 구단에서도 물러나지 않고, 김승현 본인의 의지도 강하니 더이상 협상이 진행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오리온스 측은 김승현에 대해 좀더 기다려본다는 입장이다. 아직 김승현 본인이나 변호사 쪽에서 아무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는 것. 트레이드를 위해서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은 여전했다.

18일 한 매체의 보도를 통해 김승현 측의 강경한 의사가 전달되자 팬들은 오리온스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무관중 운동'과 '오리온스 제품 불매운동'을 펼치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대로 협상이 종료된다면, 미지급 연봉에 대한 소송이 진행될 뿐이다.

김승현은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에게 "돈이 아닌 코트 복귀를 원한다"며 복귀에 대한 의지를 보였었다. 하지만 둘 사이의 앙금은 쉽게 사라질 것 같지 않다. 지금 분위기라면 김승현과 오리온스, 모두에게 상처를 남기는 싸움만이 남아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