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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감독 '빨리 휴가를…', 김호곤 감독 '나이는 숫자에…'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누빈다. 이들을 조종하는 벤치의 지략대결은 스포츠의 또 다른 매력이다.

인연이 있다. 그래서 색다른 재미가 있다. FC서울과 울산의 6강 플레이오프는 '사제지간'의 대결로 관심이다.

김호곤 울산 감독(60)은 최용수 서울 감독대행(40)의 스승이다. 김 감독이 연세대 지휘봉을 잡을 당시 최 감독이 선수로 뛰었다. 20년 가까이 흘렀다. 최 감독이 지난 4월 사령탑에 올랐다. 벼랑 끝에서 적이 됐다. 김 감독과 최 감독은 19일 오후 3시에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맞닥뜨린다. 두 감독은 일전을 하루 앞둔 18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정규리그에서 3위를 차지한 최 감독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는 "올시즌을 마무리하는 일전이다. 마지막 결실의 순간이다. 큰 부담보다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모두가 즐기는 경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존경하는 김호곤 선생님과 경기를 한다. 박진감 넘치고 팬들이 즐기는 축구를 하겠다. 다만 승리는 우리가 가져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6위로 플레이오프에 턱걸이 한 김 감독은 "6강 플레이오프까지 왔는데 마지막 결승전이다. 올시즌 초반부터 목표는 우승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했다. 선수들을 믿기 때문에 승리할 것으로 본다"고 맞불을 놓았다.

상대팀에 대해서는 예의를 갖췄다. 최 감독은 "울산은 전반기에 승점을 쌓지 못했지만 후반기에 만회했다. 실점이 상당히 적다. 수비가 견고하다. 세트피스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좀 더 세밀하게 분석, 준비해서 대응할 생각이다. 단점은 많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김 감독은 "서울은 아주 강팀이다. 공수밸런스가 잘 갖춰져 있고, 공수전환이 빠르다. 공격력이 아주 뛰어나다. 데얀 몰리나 고명진 하대성의 스피드가 좋다. 우리는 스피드를 활용하지 못하게 수비 조직력으로 대응할 생각"이라고 했다.

인간적인 정은 잠시 접어뒀다. 최 감독은 "김 감독님은 늘 마음 속으로 존경하는 선생님이다. 경기전에는 약간 기에서 눌린다. 그러나 열정과 패기가 있다. 시작하면 그것이 안 보인다. 사제지간은 잠시 접고, 승리만 바라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어차피 챔피언결정전까지 5경기를 치러야 하는데. 일찍 만나서 다행이다. 선생님께서 우리와의 경기가 끝난 후 빨리 휴가를 가셨으면 하는 생각"이라며 활짝 웃었다.

김 감독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나이 많은 감독이라는 얘기를 들으면 상당히 불쾌하다"며 미소를 지은 후 "나이보다 사회 구조는 능력이다. 안되면 그만둬야 된다. 내가 좀 더 잘해야 된다고 본다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