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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전]기성용 공백으로 인한 포지션 연쇄이동, 통할까

과로 증세로 대표팀에서 빠진 중원 사령관 기성용(셀틱)의 결장은 포지션 연쇄 이동을 유발했다.

단계적으로 이뤄졌다. 11일 아랍에미리트(UAE)전에서는 기성용의 대체자로 홍정호(제주)가 나섰다. 전문 수비수 답게 UAE의 예봉을 꺾는 등 수비에서는 만점 활약을 벌였다. 하지만 공격전개면에서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중앙에서 좌우로 찔러주는 패스는 정확하지 못했고 수비수에게 걸리기 일쑤였다. 중앙 공격이 막히자 측면 공격도 힘을 못 썼다. 결국 후반까지 대표팀이 이렇다할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하자 조광래 감독은 또 다른 변칙 전술을 꺼내 들었다. 왼쪽 측면 수비수 홍 철 대신 수비형 미드필더 이용래(수원)를 측면에 세운 것. 이용래는 곧 조 감독을 웃게 만들었다. 후반 43분 UAE진영의 왼쪽 공간을 파고들어 이근호의 결승골을 도왔다.

레바논전에서는 이 두가지 변칙 카드를 모두 사용한다. 홍정호에게 공격 부담을 덜어주는 대신 측면 공격을 이용래에게 맡기는 방안이다. 이용래가 자리를 비우면 홍정호가 커버해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UAE전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성공적이었다. 본격적인 실험 무대가 바로 레바논전이다.

조 감독은 변칙 전술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용래는 공간 침투 능력과 볼 키핑력이 좋다. 전체적인 볼 흐름의 스피드를 높일 수 있다. 여기에 활동량도 많아 공격라인의 뒤를 든든히 받쳐준다. 덕택에 공격수들은 마음 편히 최전방으로 침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남 감독 재임시절에도 자주 사용하던 기용 방식이라 믿음이 있다.

성공한다면 조광래호는 다양한 옵션을 얻게 된다. 그동안 마땅한 '포스트 이영표'가 없어 고민하던 자리이기 때문에 반갑다. 이용래가 전문 측면 수비자원은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조광래호의 새로운 실험. 통할까. 레바논전에 해답이 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