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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원 모교 연세대 보은의 지휘봉잡나



'농구대잔치 스타가 추억의 현장 감독으로 귀환할까.'

요즘 농구계에서 사학명문 연세대의 신임 농구부 감독 선임이 화제가 되고 있다.

학원 스포츠 사상 이례적으로 연줄에 의존했던 관행을 깨고 공개모집 절차를 거치며 투명한 모범사례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젊은 농구팬들에게 여전히 익숙한 스타 출신들이 후보에 올라 대학농구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 있다. 이 때문에 농구계는 누가 낙점될 것인지 관심을 기울이는 가운데 다양한 관측을 내놓고 있다.13일 현재 1차 서류심사를 통해 압축된 후보는 모두 4명이다. 모두 연세대 출신으로 정재근(88학번), 오성식(89학번), 우지원, 석주일(이상 92학번)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이번 주 중에 프레젠테이션과 심층면접의 까다로운 관문을 거쳐야 한다.

이들의 공통적인 장점은 모두 젊다는 것이다. 연세대가 대학농구에 참신한 변화를 유도하고, 혁신을 주도하기에 안성맞춤이라는 판단 아래 '젊음과 패기'를 선택한 것이다.

젊기 때문에 지도자 경험은 깊지 않지만 우지원을 제외한 3명은 어느 정도 경력을 쌓았다. 후보 중 최고참 정재근은 2005년 KCC에서 은퇴한 뒤 곧바로 코치의 길로 접어들어 2시즌간 허 재 감독을 도왔고, 오성식은 SK 전력분석원(2004∼2005년)과 코치(2006년)를 거쳐 LG에서 3시즌(2008∼2011년) 동안 강을준 전 감독과 김대의 전 수석코치를 보좌했다.

2003년 조기 은퇴한 뒤 연세대 코치로 변신한 석주일은 연세대 감독대행(2005년)을 거쳐 2009년부터 지금까지 모교 휘문고 코치로 일하고 있다. 이들과 달리 우지원은 평소 어린이를 좋아했던 까닭에 2010년 은퇴한 뒤 회원 600여명의 대규모 농구아카데미를 설립해 꿈나무 육성에 전념해왔다.

하지만 프로농구계에서 대다수는 엘리트 지도 경험을 제외한 다른 점들을 따져보면 우지원이 유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인지도, 선수 시절 다양한 경험, 꾸준한 학구파 등의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지원은 작년부터 연세대에서 시간강사로 교양농구를 강의하고 있고, 올해 2학기부터는 극동대 체육학과 겸임교수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연세대 교육대학원 박사과정(지도자론) 입학원서까지 내놓은 상태다. 이른바 '공부하는 감독'은 요즘 정부 정책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공부하는 운동선수' 추세에 잘 어울린다는 게 농구인들의 설명이다. 특히 우지원이 박사과정의 학생의 신분으로 감독을 맡게 되면 같은 학생의 눈높이에서 후배들과 교감을 이루고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소속 선수로서 우지원을 9년간 지켜본 친정팀 모비스의 관계자는 "우지원은 화려한 스타 시절을 지내다가 5년여동안 벤치생활을 하는 등 극과 극을 체험하면서도 성실성을 무기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면서 "선수들의 출전기회를 두고 학부모-학생들 사이에서 갈등이 잦은 대학농구에서 우지원의 선수 시절 경험은 갈등 조절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런가 하면 농구팬들은 1990년대 대학농구 전성기 최고의 스타였던 '코트의 황태자' 우지원의 귀환에 눈길을 던지고 있다. 프로농구를 탄생시킨 농구대잔치의 핵심은 대학농구의 인기였다. 지금까지 농구대잔치 시절 간판스타가 대학농구 지도자로 변신한 적은 없다.

대학농구 인기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스타가 추억의 그 자리, 대학농구로 다시 돌아와 은혜에 보답한다는 것 자체가 화제에 오를 수 있고, 식을 대로 식은 대학농구 인기를 되살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가능하다.

한 연세대 출신 농구인은 "다른 후보들도 지도자 경험이 강점인 좋은 인재들이다. 하지만 지도력만 따지지 않는 요즘 학원 스포츠의 추세를 감안하면 우지원에게도 강점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