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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전 결승골 이근호, '중동 킬러' 인증!

이근호(26·감바 오사카)은 진정 '중동 킬러'였다.

이근호는 11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알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4차전 UAE전에서 후반 34분 서정진 대신 그라운드에 나섰다. 불과 9분만인 후반 43분 아크 정면에서 깔끔한 오른발 슈팅이 터졌다. 결승골이었다. 가장 먼저 달려온 박주영을 비롯 후배들이 인간 피라미드를 쌓아올리며 뜨거운 기쁨을 표했다. 그리고 불과 5분 후 '절친' 박주영이 릴레이 축포를 쏘아올리며 2대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이근호의 A매치 10골 가운데 7골이 중동을 제물 삼게 됐다. 2008년 독일월드컵 예선전을 앞두고 두바이에서 열린 바레인 평가전(2대2 무)에서의 동점골, 독일월드컵 최종예선 2, 3차전 UAE-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의 연속골 이후 '중동 킬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UAE에겐 유독 강했다. 2008년 10월 15일 서울에서 열린 2010년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4대1 승)에서 2골을 몰아쳤다. 11월 20일 사우디전에서도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며 19년만에 사우디 무승 징크스를 깼다.(2대0 승) 3골을 몰아넣으며 월드컵 본선행의 일등공신이 됐지만 정작 남아공 그라운드는 밟지 못했다. 그리고 3년 후인 2011년 11월 11일, 영광과 회한을 함께 준 그 땅에서 별렀다는 듯 '킬러 본색'을 유감없이 발산했다.

이근호는 지난 3월 25일 6개월만에 재입성한 대표팀에서 2년만에 A매치 9호골을 터뜨렸다. 동료들이 모두 함께 기뻐한, 가슴 찡한 부활포였다. 그리고 7개월만에 10호골을 쏘아올렸다. 시련은 그를 강하게 만들었다. 조바심 내지 않았다. 주전이든 백업이든, 컨디션이 좋든 좋지 않든 "그저 경기 뛰는 것이 재밌다"고 했었다. 조광래호가 가장 어려운 순간, 가장 필요한 골로 믿음에 보답했다.

이근호 자신에게도 가장 중요한 시기에 가장 필요한 골을 터뜨렸다. J-리그 선두 경쟁 중인 감바 오사카에서 12골을 몰아넣으며 리그 득점 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팀내 최다 득점자다. 12월 계약만료를 앞두고 이미 간곡한 재계약 요청을 받아든 상태다. 군대 문제로 인한 국내 복귀 문제 역시 여전히 고심하고 있다. 축구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공격수로서의 진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어제, 오늘보다 더 빛나는 내일을 예고했다.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