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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무진 서정원 코치에 현역복귀 요청 쇄도 이유는

중동 2연전을 펼치고 있는 조광래호는 22명이다. 원래는 23명이었지만 기성용(셀틱)이 장염으로 빠졌다. 기성용은 레바논전에도 참여하지 못한다.

22명이 되고나니 어려운점이 하나 있다. 바로 미니게임을 할 때 짝이 맞지 않는다. 22명 가운데 골키퍼 3명을 빼면 19명이다. 10대10으로 경기를 할 수가 없다. 미니 게임을 하지 못하면 조 감독이 구상하고 있는 전술을 시험할 수가 없다. 각종 대회에서 엔트리가 23명인 것은 조금 더 효율적인 훈련을 위한 방안이기도 하다.

그러나 조광래 감독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히든카드가 있다. 바로 서정원 코치다. 조 감독은 미니게임이 있을 때마다 짝을 맞추기 위해 서정원 코치를 훈련 현장에 투입한다. 서 코치는 조 감독의 지시에 따라 최전방은 물론이고 허리, 수비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한다.

임무는 밸런스 유지다. 자신이 치고 가지도 않는다. 공의 배급에 주력한다. 자신에게 공이 오면 다른 선수들에게 재빨리 내준다. 그러면서도 한번씩 승부사 기질을 발동한다. 공격적인 포지션에 섰을 때는 욕심을 낸다. 특유의 스피드를 앞세운 돌파로 종횡무진 활약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는 내노라하는 수비수들도 서 코치를 막기 힘들다. 현역 시절 빠른 발로 상대 진영을 유린하는 모습 그대로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는 경우도 있다. 훈련을 지켜보는 대표팀 스태프들은 "서 코치를 빨리 현역으로 복귀시켜야 한다. A대표팀에 큰 도움이 될만하다"는 진담 섞인 농담을 하기도 한다.

비결은 꾸준한 몸관리다. 서 코치는 1970년생이다. 대표팀 최고참 차두리(31)와는 딱 10살 차이난다. 하지만 현역 선수들과 견주어도 몸의 차이가 별로 없다. 현역 시절 서 코치는 절제의 대명사였다. 술은 기본이고 탄산음료나 커피도 거의 마시지 않는다. 이런 자기 관리는 은퇴 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평소 운동도 꾸준히 한다. 배에는 군살이 하나도 없다.

정작 서 코치 본인은 이런 반응이 나올 때마다 얼굴이 빨개진다. 현역으로 돌아와도 통할 것 같다는 말에는 "농담하지 말라"면서 손사래까지 친다. 그러고는 "여기 와서 매일 미니 게임에 투입된다. 아주 힘들어 죽겠다"면서 한숨을 늘어놓곤 한다. 그렇지만 얼굴은 함박웃음이다. 이 기회가 아니면 박주영 지동원 손흥민 구자철 등 젊고 큰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과 언제 공을 차보겠냐는 뜻이다. 서 코치는 "내가 힘들어도 팀을 위해 뛸 수 있다면 언제든지 감독님의 지시에 따라 운동장으로 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두바이(UAE)=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