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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메시, 해트트릭이 이렇게 쉬운거였나?

해트트릭(hat-trick)은 모든 공격수의 꿈이다.

단 한 골로도 승부가 갈리는 축구경기에서 1명의 선수가 3골을 넣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경기 후 공식적으로 심판이 공을 가져가게 돼 있지만, 해트트릭이 나온 시합의 경우 세 골을 넣은 선수에게 공을 건내 준다. 평생 한번 하기 어려운 기록에 대한 기념의 의미다. 미국의 한 미술사는 "축구에서 해트트릭은 기적과도 같다"고 할 정도.

그러나 이는 '별나라에서 온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에게 해당되지 않는다. 호날두와 메시는 주거니 받거니 해트트릭을 하고 있다. 2일(한국시각) 메시가 플젠과의 유럽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자, 이에 질세라 호날두도 7일 오사수나와의 프리메라리가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성공했다. 이들의 골행진 앞에서 해트트릭이 그리 대단한 기록처럼 보이지 않을 정도다.

그러나 해트트릭은 통상 한시즌에 10번 정도 밖에 나오지 않는 진기록이다. 다득점으로 유명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경우를 보자. EPL 통산 238번의 해트트릭이 나왔다. 이를 지금까지 치른 19시즌으로 나누면 한시즌 평균 12.6번의 해트트릭이, 32경기를 치러야 해트트릭이 한번 나올 정도다. 이러한 법칙은 호날두와 메시 앞에서 무력해진다.

호날두와 메시는 올시즌 총 17경기에서 4번의 해트트릭을 했다. 4경기당 1번꼴로 해트트릭을 한 것이다. 호날두가 맨유를 떠나 스페인으로 이적하며 본격적인 득점경쟁을 펼친 2009~2010시즌부터 지금까지로 기간을 넓혀봐도 둘의 해트트릭 기록은 입이 벌어진다. 호날두는 106경기에서 12번, 메시는 125경기에서 12번의 해트트릭을 성공했다. 호날두는 8.8경기마다, 메시는 10경기마다 해트트릭을 한 셈이다.

축구사의 전설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기록이다. EPL 최다골기록(260골)을 갖고 있는 앨런 시어러(41·은퇴)는 해트트릭 부분에서도 총11번으로 EPL 1위에 올라있다. 559번의 EPL 경기를 치른 시어러는 50경기를 치러야 한번의 해트트릭이 나오는 셈이다. 855번의 공식경기 기준으로 역대 최다 해트트릭(92회) 기록을 갖고 있는 펠레는 9경기마다 한번의 해트트릭을 성공시켰다.

과연 호날두와 메시의 골행진은 어디까지 이어질지. 어쩌면 우리는 지금 축구사를 다시 쓸 경쟁의 현장을 직접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