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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를 둘러싼 FA시장의 역학관계



드디어 FA시장이 열린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5일 FA대상자를 발표한다. 8일 신청마감이 지나면 '매물'들이 FA시장에 쏟아진다.

어느 해보다 대어급들이 풍부하다. 하지만 보상규정과 구단 상황들이 까다롭고 복잡하다. 이동은 쉽지 않을 듯 하다.

이런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은 역시 롯데 이대호다. 벌써 몸값 100억원 이야기까지 나온다. 그의 거취에 눈길이 쏠릴 수 밖에 없다. 이대호를 둘러싼 FA시장의 역학구도, 어떻게 얽혀있을까.

▶일본의 러브콜

이대호에 대한 일본의 관심은 뜨겁다. 현지 언론을 통해 구체적인 액수까지 거론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오릭스가 가장 적극적이다. 오카다 감독이 사석에서 "내년에 이대호와 함께 하고 싶다"는 뜻까지 밝혔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2년간 5억엔(약 75억원)의 돈가방도 준비했다고 한다. 이와함께 한신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이런 정도라면, 이대호의 일본행 가능성은 충분하다. 어느 팀이든, 협상에 나선다면 일본내 관심은 더 커질수 있다.

그런데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올해 일본파들의 상황이다. 김태균에 이어 이승엽, 박찬호가 국내복귀를 선언했다. 각자 입장은 다르지만, 분명한 건 예전같은 일본 분위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부담감이 클 수 밖에 없다. 이런 점에 대해 이대호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롯데와 이대호

일단 1차적인 선택권은 롯데와 이대호에게 있다. 양쪽의 생각은 어떨까.

우선 이대호는 "기회가 된다면 롯데에서 뛰고 싶다"고 한다. 롯데는 "무조건 잡는다"는 방침이다. 외형상으로는 생각이 맞아떨어진다.

그렇지만 협상 전의 분위기일 뿐이다. 이대호는 "우선 구단의 뜻을 들어보겠다"며 "내 가치를 충분히 인정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하고 있다. 롯데는 "이대호가 받아들일 만한 조건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이 부분에서 실타레가 얽힌다.

이대호가 생각하는 가치와 구단의 조건, 그 차이가 문제의 출발점이다. 야구판에서는 70억~100억원 정도의 몸값을 예상하고 있다. FA역대 최고액(삼성 이적 심정수 4년 최대 60억원)은 무조건 넘는다고 보고 있다.

사실 70억원과 100억원은 차이가 크다. 그런데 그 정도일까. 롯데는 이 범위안의 금액을 생각할 수 있다. 반면 이대호는 그 이상을 원할 수 있다. 야구판의 예상보다 양쪽의 생각차가 더 클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어느 선에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까가 관건이다. 하지만 "매년 연봉 협상때마다 상처를 받았다"는 이대호의 말에서 쉽지 않은 분위기가 벌써 감지된다.

▶타구단 관심은

이대호라는 카드, 정말 군침이 돌만하다. 어느 팀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국내에서의 이적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무엇보다 가장 큰 걸림돌은 '보상규모'다. 이대호의 올해 연봉은 6억3000만원이다. 이대호를 데려가는 팀은 롯데에 보상금 12억6000만원과 보호선수 20명 외에 1명을 내줘야 한다. 롯데가 보상선수를 받지 않겠다면 보상금으로만 18억9000만원을 내야 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앞서 언급된 만큼의 몸값도 줘야 한다. 최소한으로 잡아도 100억원이 넘는다. 출혈이 너무 크다.

시장 상황도 이대호에게 좋지 않다. '큰손' 삼성이 일찌감치 FA시장에서 손을 뗐다. 이승엽 영입이란 대과제에 모든 게 뒷전이다. SK는 같은 FA인 정대현과 이승호를 잡는 게 급하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이대호 영입을 꿈꿀만한 팀이 보이지 않는다. 이대호 뿐 아니라, 다른 FA의 이적도 쉽지 않은 이유다.

결국 일본과 롯데의 싸움이다.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스토브리그의 핫 이슈다.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