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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와 한화는 일찌감치 통했다



한화와 박찬호는 이미 통했다.

한화가 '박찬호 특별법'을 공식 건의하는 등 본격적인 박찬호 영입 행보에 나섰다.

올시즌 도중 박찬호 국내 복귀설이 나올 때마다 박찬호에 대한 관심을 원론적인 입장에서 밝혀왔던 한화다.

그랬던 한화가 발벗고 나서게 된 데에는 박찬호가 오릭스를 공식 퇴단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결정적인 계기가 따로 있었다.

오릭스 퇴단 이전에 박찬호가 고향(충남 공주) 연고 구단인 한화에 입단할 의사가 있음을 감지할 수 있는 사전 교감이었다.

한화 노재덕 단장은 지난달 16일 오전 일본 미야자키에서 피닉스 교육리그에 참가중인 한화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히사미네구장을 방문했다.

사와도와라시에 위치한 히사미네구장에서는 때마침 한화와 오릭스의 경기가 오후부터 열릴 예정이었다.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던 노 단장은 오릭스 선수단과 동행한 박찬호를 우연히 만났다. 이에 앞서 박찬호는 지난달 10일 한화와의 첫 경기때 모습을 나타냈지만 몸만 풀다가 일찍 자리를 떴다.

당시 노 단장도 일본을 방문 이전이라서 박찬호를 만날 일이 없었다가 '극적으로' 조우하게 된 것이다. 박찬호의 국내 복귀설이 나온 이후 한화 고위 관계자와 박찬호의 첫 만남이었다.

노 단장은 박찬호와 인사를 나눈 뒤 담소를 나누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국내 복귀 문제를 꺼냈다.

노 단장은 박찬호에게 "'박찬호 특별법'을 한국 야구계에 공식 건의하겠다. 당신이 한화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며 한화 구단의 의지를 먼저 밝혔다.

이어 "일부 구단에서 반대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박찬호 특별법'을 성사시키는 게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힘은 들겠지만 잘 풀리도록 설득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찬호에게서 몹시 우호적인 반응이 나왔다. "그렇게 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잘 부탁합니다"였다. 박찬호가 한화 입단을 흔쾌히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피력한 것이다. 이후 박찬호는 한국에 돌아가더라도 당분간 선수생활을 계속하고 싶다는 의지도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박찬호는 오릭스 구단으로부터 공식 퇴단 발표(10월 24일)를 듣기 전이었다. 국내에 복귀하더라도 내년시즌부터 당장 뛰고 싶어하던 박찬호로서는 지원의 손길을 내민 한화가 고마울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박찬호의 의중을 감지한 한화는 이후 구체적으로 박찬호 영입작업에 나서게 된 것이다. 박찬호가 지난달 28일 한국시리즈가 열린 인천 문학구장을 방문해 자신의 복귀문제에 대한 장벽을 언급하며 선처를 호소한 것도 배후 '지원군' 한화를 믿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잠깐이었지만 미야자키에서의 만남은 한화와 박찬호에게 커다란 힘이 됐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