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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이 밝힌 이승엽 활용법?

뜨거웠던 2011 시즌. 챔피언에 오른 삼성이지만 무결점 야구는 아니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스스로 만족할 만한 화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류중일 감독이나 불펜의 대표주자 오승환은 입을 모아 "우리 타선이 약했다기 보다는 SK 투수진이 워낙 강했던 것"이라고 두둔했다. 일부 사실이지만 객관적으로 보완할 점이 아예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삼성 류중일 감독도 시인했다. 지난 31일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은 뒤 "올시즌 공격력은 60~65점쯤"이라며 "가을부터 부족한 부분을 메워 조금 더 발전된 기량을 선보이겠다"고 보완 과제를 설명했다. 사실 삼성 타선은 장기적 관점에서 꾸준히 젊은 유망주를 성장시켜 온 바람직한 발전 모델이다. 완성단계는 아니지만 우승에 힘을 보탤만큼 성과를 보인 것이 사실이다. 그 2% 부족함을 메워줄 히든 카드가 있다. 바로 이승엽이다.

이승엽은 올겨울 국내 무대에 복귀할 예정이다. 그가 돌아올 곳은 십중팔구 삼성이다. 이승엽 복귀를 넌지시 반대했던 전임 선동열 감독과 달리 류중일 감독은 간판 타자의 복귀에 긍정적이다.

류 감독은 내년 시즌 공격력 보강 계획을 묻자 이승엽 복귀를 전제로 "승엽이가 오면 좌타라인이 더 좋아질 것"이라며 긍정적 측면을 이야기했다. 구체적인 활용방안도 이미 구상하고 있었다. "(채)태인이와 1루, 지명타자를 번갈아 맡으면 된다. 지금보다 좌타 라인이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은 결정적 순간에 한방을 터트리는 '해결사'다. 아직까지 삼성 타선에 2% 부족한 점이 바로 게임 흐름을 읽고 중요한 순간에 터뜨릴 수 있는 능력이다. 한국시리즈 때 아쉬웠던 부분이기도 했다.

세월의 흐름에 따른 기량저하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지만 이는 기우에 그칠 공산이 크다. 이승엽은 유연한 스윙밸런스와 타이밍으로 힘들이지 않고 대형 타구를 날릴 수 있는 최고의 테크니션이다. 국내 프로야구와 숱한 국제대회, 투수 수준이 한단계 높은 일본야구를 거치며 경험과 대응력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최전성기에 비해 다소 떨어졌을 순발력을 보완할 수 있는 긍정적 요소들이 수두룩하다. KIA 최고 해결사로 연착륙한 이범호나 LG의 간판으로 돌아온 이병규의 사례에서 이승엽의 연착륙을 예상해볼 수도 있다.

단 한가지, 이승엽의 가세로 유망주 타자 한명의 성장이 지체될 수는 있다. 선동열 전임감독이 우려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희생 없는 대가는 없다. 류중일 감독의 구상대로 이승엽의 가세는 최형우 박한이 채태인 조영훈과 함께 삼성의 최강 좌타라인을 현실화 시킬 화룡점정이 될 것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