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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이 4박5일 태백전지훈련가는 이유는?

시즌 막판 숨가쁜 순위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K-리그. 각 팀들이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기간인 다음 주까지 열흘 남짓 리그 휴식기를 맞아 숨을 고르고 있다. 조금 늦은 여름방학인 셈이다. 그렇다고 성적 스트레스를 모두 내려놓고 마음 편히 쉴 수도 없다.

울산 현대는 31일부터 9월 4일까지 강원도 태백에서 4박5일 전지훈련을 한다. 그런데 이전의 여름 합숙훈련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단다.

울산은 최근 정규리그 4경기(1무3패)에서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지난 24일 기대가 컸던 수원 삼성과의 FA컵 4강전에서 2-0으로 앞서다 연장 접전 끝에 2대3으로 역전패했고, 27일 정규리그 23라운드에서 수원에 다시 1-0으로 앞서다 경기 종료 10여분을 남겨놓고 동점골을 내줘 1대1로 비겼다. 가장 중요한 시즌 막판 경기를 잘 하고도 운이 따르지 않아 땅을 쳤다. 팀 분위기가 착 가라앉았다.

이런 가운데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마련한 게 4박5일 태백 전지훈련이다. 성적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환경을 바꿔 집중력을 키워보자는 의도다. 고지대인 태백은 여름 늦더위도 피할 수 있다. 김현석 수석코치는 "훈련도 중요하지만 이번 전지훈련의 첫 번째 목적은 선수단 단합이다. 틀에 박힌 빡빡한 훈련 일정을 소화하는 것보다 휴식을 취하면서 집중력을 갖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게 낫다"고 했다. 외부 강사 초청강연 행사 등 다른 일정도 잡지 않았다.

당초 울산은 김호곤 감독의 고향인 경남 통영을 알아봤지만 숙소를 구하지 못해 포기했다. 태백 전지훈련도 숙소 문제 때문에 한 차례 취소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성사됐다. 김 수석코치의 역할이 컸다.

김연식 태백시장은 김 수석코치와 강원도 삼척에서 초등학교를 함께 다닌 친구다. 김 수석코치와 다른 일로 전화통화를 하던 김 시장은 울산이 숙소를 확보하지 못해 전지훈련을 포기한다는 얘기를 듣고 "그게 무슨 소리냐"며 발벗고 나섰다. 해결사 김 시장이 나서자 일이 술술 풀렸단다. 울산은 9월 3일 고려대와 연습경기를 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 한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