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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육상]로블레스는 왜 류시앙을 방해했나

남자 110m 허들 결선에서 류시앙(중국)의 레이스를 방해해 실격 처리된 데이런 로블레스(쿠바)는 일종의 '류시앙 강박관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로블레스는 류시앙 앞에만 서면 작아졌다. 류시앙이 2007년 오사카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할 때 4위에 그친 게 시작이었다.

이듬해인 2008년 3월 스페인 발렌시아 실내세계육상선수권대회 예선에서는 류시앙에 대한 악감정이 생길 법한 일이 벌어졌다. 같은 조에 있던 류시앙이 부정출발했다고 착각해 스타트 직후 멈칫했다. 초반에 뒤처진 로블레스는 결국 예선 탈락했다. 탈락 직후 류시앙이 부정출발한 것으로 알았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같은 해 8월 베이징올림픽. 로블레스는 설욕을 준비하고 나왔다. 하지만 류시앙과의 레이스를 이뤄지지 않았다. 류시앙이 예선에서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중도 포기했기 때문이다. 로블레스는 류시앙이 없는 결선에서 1위로 통과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로블레스는 2009년 베를린세계선수권대회 때는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했다.

그리고 맞은 이번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류시앙 앞에서 금메달을 따겠다"고 호언장담했다. 류시앙의 바로 옆 레인에 섰다. 하지만 레이스는 막판까지 혼전이었고, 로블레스는 류시앙의 몸을 건드리며 레이스를 방해했다. 강박관념 내지는 지나친 승부욕이 화를 부른 것이다.

1위로 통과했지만 류시앙의 항의가 받아들여져 로블레스는 결국 실격되고 말았다.

대구=국영호 기자 iam90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