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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콘' 요즘 왜 이렇게 재미있습니까잉~?

KBS2 '개그콘서트'가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3일 방송 600회를 기점으로 최고 장수코너 '봉숭아 학당'에 이어 '발레리NO' '꽃미남 수사대' '트렌드쇼' 등 인기코너들을 차례로 내린 뒤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코너들이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거의 매주 새로운 아이디어를 선보이고 방청객들의 반응에 따라 방송 여부가 결정되는 등 '뼈를 깎는 쇄신' 노력의 결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그 가운데서도 단연 돋보이는 코너는 최효종이 이끄는 '애정남'. '애정남'은 애매한 것들을 정해주는 남자의 약자로, 실생활의 애매한 상황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며 웃음을 유발하는 코너다. 28일 방송에서는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명품가방을 선물해줬는데 돌려받을 수 있을까?"라는 시청자 사연을 통해 "10만원 이상이면 돌려주라"는 명쾌한(?) 답변을 이끌어냈다.

"금은 애매하기 때문에 시세로 간다. 살 때 8만원을 줬어도 지금 시세가 10만원을 넘게 되면 꼭 돌려줘야 한다. 은은 안 되고 금만 된다~잉."

'애정남'의 웃음 포인트는 최효종이 정해주는 실생활 속 애매한 상황에 대한 기준뿐만이 아니다. 최효종 특유의 말투가 또 한번 시청자들을 배꼽을 잡고 쓰러지게 만든다. "~한다잉" "~죠잉"으로 끝나는 그의 말투는 벌써부터 다양한 패러디를 양산하며 '대박 유행어' 탄생을 예고했다.

다음으로는 '개콘식' 사회 풍자로 눈길을 모으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있다. 이 코너는 테러사건이 직면한 가운데 10분 안에 인질을 구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도 경찰과 군인 등이 시간을 지체하는 모습을 풍자한다. 관료제의 폐해와 행정의 경직성과 비효율성을 꼬집는 사회 풍자 개그가 오랜만에 다시 등장해 시청자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개그맨 김원효의 '원맨쇼'에 가까운 '핑계 개그'는 보는 내내 웃음을 참지 못하게 한다. 일부 시청자들은 그의 개그를 일명 '구강개그'로 명명하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정태호, 송병철, 이상훈이 출연해 '감사합니다'란 가사로 끝나는 노래에 재치넘치는 가사를 붙여 웃음을 전하는 코너인 '감사합니다'도 노래와 개그를 접목한 새로운 형식의 개그로 신선함을 안기고 있다. 일명 '사투리 개그' '서울 메이트' 역시 지방색을 드러내면서도 은근한 풍자로 인해 서울과 지방의 차별을 꼬집는 등 독특한 매력을 풍기고 있다.

시청률의 부침을 겪을 때도 있지만 12년간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개그콘서트'만의 인기 비결이 바로 '끝임없는 변화의 노력'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요즘이다. 최근 들어 '예전만 못하다'는 일부의 비판이 들리는 듯 했지만 이 같은 우려를 한방에 날려보내는 것이 '개콘의 힘'이 아닐까 한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