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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육상]스파이크, 종목별로 무슨 차이가 있나

질문 1. 원반던지기 선수가 스프린터용 스파이크를 신고 경기에 나선다면?

원반을 던지기도 전에 파울을 범할 가능성이 높다. 날카로운 침이 박힌 스파이크를 신고 직경 2.5m의 콘크리트 서클 안에서 회전을 하다보면 미끄러져기 일쑤. 원 밖으로 튕겨 나가거나 회전력이 떨어져 기록이 저조할 것이 뻔하다.

질문 2. 같은 신장의 두 선수가 각각 단거리용 스파이크와 도약용 스파이크를 신으면 누가 더 클까?

도약용 스파이크의 압승이다. 도약용 스파이크는 키높이 스파이크다. 뒤꿈치가 높다.

육상 종목이 다양한 만큼 스파이크 역시 각 종목에 맞게 기능과 모양이 특성화됐다. 과학의 집결체다. 스파이크를 통해 선수들의 발 모양과 뛰는 습관까지 고스란히 드러난다. 때문의 육상 기록의 역사는 스파이크의 진화와 함께 발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0m, 200m를 뛰는 스프린터들의 스파이크는 순간 속도를 내기에 적합하게 만들어졌다. 앞발로 트랙을 강하게 밀기 위해 침이 날카롭고 앞발에 집중돼 있다. 발목을 많이 사용해야 하는 만큼 발목 비틀림(토션) 방지를 위해 스파이크 바닥이 하나로 이어져 있다.

반면 5000m, 10000m 등 장거리용 스파이크는 편안함에 특화됐다. 뒤꿈치부터 발가락까지 전부 사용하는 주법때문에 자연스러운 움직임에 용이하도록 만들어졌다. 오랫동안 달리다보니 발바닥에 땀이 나는 것은 당연지사. 통기성을 강화하고 땀을 배출할 수 있도록 스파이크에 구멍을 내기도 한다. 스프린터용 스파이크가 무게를 줄이기 위해 구멍을 내는 것과는 다른 원리다.

달리기 종목과는 달리 (장대)높이뛰기 종목은 통통 뛰기 위해 스파이크에 쿠셔닝을 특화시켰다. 발바닥 전체의 힘을 빌어 도약하는 탓에 발 뒷꿈치에도 침이 박혀 있다. 멀리뛰기용 스파이크는 최대한의 구름판을 밟는 앞발 가운데에도 침이 박았다. 모래 유입을 막기 위한 덮개가 있는 것도 큰 특징이다.

창던지기를 제외한 투척종목은 서클 안에서 회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침이 없다. 대신 회전으로 인한 발바닥의 마모를 방지하기 위해 카본 고무를 덧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