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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빠진 '스파이 명월'에서 홀로 빛나는 이진욱

배우 이진욱이 안정된 연기력으로 위기에 빠진 KBS2 '스파이 명월'을 튼튼하게 떠받치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이진욱은 제대 후 복귀작으로 선택한 '스파이 명월'에서 북한군 엘리트 장교 최류 역을 맡아 실제 군인을 연상시키는 듯한 리얼한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남한의 한류스타 강우(에릭)와 결혼해 그를 월북시키라는 지령을 받은 북한의 미녀 스파이 한명월(한예슬)의 활약상을 그린 '스파이 명월'은 여주인공 한예슬의 갑작스러운 촬영 거부로 최근 난관에 부딪쳤다. 여배우의 촬영 거부와 돌연 잠적이라는 방송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 전부터 '스파이 명월'은 당초 기대와 달리 방송 내내 갖은 논란과 구설에 휘말리며 비평과 흥행 양면에서 모두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얻어 왔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에서도 이진욱만은 흔들림 없이 자신의 캐릭터를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드라마의 무게 중심을 잡아왔다. '스파이 명월'은 그간 무거운 톤으로 다룬 남북 문제를 로맨틱 코미디로 경쾌하게 풀어내면서 소재와 장르간 마찰을 줄이기 위한 '접점찾기'에 적잖이 애를 먹어 왔다.

이 때문에 이진욱이 연기하는 최류가 작품 속에서 가장 현실성 있는 캐릭터로 보여지는 것은 물론, 그의 묵직하고 진중한 카리스마와 선 굵은 연기가 균형을 잃고 휘청대고 있는 드라마를 제자리로 돌려놓는 일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더욱이 그는 명월에게는 단호하기만 한 인물인 최류가 사실은 그녀의 아픔과 꿈을 잘 알고 있기에 단호함 속에서도 그녀를 지켜주고자 하는 내면 연기까지 거뜬히 소화해내며 극의 멜로라인까지 묵묵히 뒷받침하고 있다.

한예슬 에릭 장희진 등 다른 주연배우들이 한번 쯤 연기력 논란에 휘말린 것과는 대조를 이루며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셈이다.

한예슬의 이탈로 대본이 급히 수정되는 등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도 그는 조금의 동요도 없이 자신이 맡은 배역을 훌륭히 소화하기 위해 여념이 없다. 지난 16일 오전부터 재개된 '스파이 명월' 촬영에 합류해 무더위에 비지땀을 쏟고 있다. 극 중 자신의 캐릭터처럼 진중한 모습으로 현장을 지키는 그의 성숙함에 팬들 또한 응원을 보내고 있다.

이진욱은 그동안 '연애시대' '스마일 어게인' '비포 & 애프터 성형외과' '강적들' '유리의 성' 등 트렌디한 미니시리즈와 시추에이션드라마, 주말극을 넘나들며 다양한 연기 활동을 펼쳐왔다. 군 복무 후 더욱 성숙해진 모습으로 그간 차근차근 쌓아 올린 연기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이진욱이 '스파이 명월'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는 최적의 카드로 보인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