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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가 칭찬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



"저 친구가 아프다고 하면 진짜 아픈거다."

두산 김광수 감독대행은 요즘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기특한 선수가 있다.

6년차 3번타자 김현수다. 말이 6년차지 고졸 선수인 까닭에 23세로 아직 어린 편이다.

그런 김현수가 6년차 준베테랑의 관록과 젊은 근성을 모두 갖췄으니 김 대행으로서는 칭찬을 아낄 수가 없다.

김 대행은 열흘 전 아찔했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지난 10일 김현수가 왼쪽 발등 통증으로 병원신세를 졌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고 피로가 누적됐기 때문이라는 진단을 받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후 김현수의 행동이 대견했다. 김현수는 10일 SK전에만 잠깐 대타로 출전한 뒤 11일부터 지금까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정상 출전하고 있다.

김 대행이 "아프지 않으냐"고 수시로 체크를 하면 "괜찮습니다"라는 대답만 외쳐댄다. 아프지 않을 리가 있겠는가. 참고 뛰는 것이다.

김 대행은 그 마음을 잘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고마운 것이다. 김 대행은 "현수는 수비하다가 펜스에 쾅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보기만 해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데 정작 본인은 툭툭 털고 일어난다"면서 "만약에 저 친구 입에서 아프다는 말이 나오면 그땐 진짜, 굉장히 아픈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행은 "경기 내-외적으로 관찰해보니 김현수는 나무랄데가 없는 선수"라면서 "선수로서의 의무감이 잘 갖췄기 때문에 부상을 참고 뛰겠다는 근성이 나오는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김 대행의 말대로 정신상태가 좋기 때문일까. 팀의 승-패 여부를 떠나 중심타선의 한축으로서 김현수의 최근 활약은 눈부실 정도다.

발등 통증을 참고 출전하기 시작한 11일부터 20일까지 6경기 동안 연속 타점을 기록했다. 그것도 무려 14타점이다. 당연히 8개 구단 가운데 같은 기간 타점 1위다.

20일 한화전에서 2-5로 뒤져있던 6회말 3타점 2루타를 치며 18대9 대승의 발판을 놓은 이가 김현수다. 19일 한화전에서는 팀이 패하는 바람에 빛을 보지 못해서 그렇지 18일 LG전에 이어 연속 홈런을 쳐내는 등 단기간에 홈런을 3개 기록했다.

최근 6경기 동안 김현수의 평균 타율은 3할7푼5리. 대선배 김동주(4할1푼2리)에 비해 다소 낮지만 1.226의 가공할 만한 OPS(출루율+장타율) 기록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나만 그런 게 아니고, 선수라면 다들 참고 뛰는 게 아니냐"는 김현수. 이런 김현수가 김 대행의 눈에는 젊은 유망주가 아닌 농익은 베테랑같다.최만식 기자 kildongh@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