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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신내림 받은 무속인' ..김병만의 '눈물의 가족사'

개그맨 김병만이 생애 첫 자전에세이를 통해 눈물의 가족사를 공개했다.

그는 최근 발간한 '꿈이 있는 거북이는 지치지 않습니다'(실크로드)에서 가난했던 어린 시절과 가족들의 이야기를 풀어놨다.

그는 할머니가 신내림을 받은 무속인이었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그는 책에서 "할머니는 공들여 낳은 손자라며 나를 엄청나게 귀여워했다"며 "어렸을 때 아이들은 무서워서 법당에 오지 못했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냥 할머니집이었다"라고 회상했다.

방송사 개그맨 공채 시험에서 떨어지고 당시 KBS 김웅래 PD로부터 개그 경합 형식의 페스티벌에 참가할 것을 제안받은 김병만은 합숙을 할 형편이 못 돼 고향 할머니 집에 내려가 개그를 짰던 사연을 소개했다.

당시 그는 개그 소품으로 쓸 목탁이 필요했지만 7만원이 없어 고민할 때였다.

할머니의 법당은 그가 낮잠도 편하게 자는 일상적인 공간이라 무서웠던 기억이 없었지만 딱 한 곳 법당의 다락방은 겁이 나서 문을 열어보지 못했는데 그 곳에 목탁이 나무채와 함께 놓여 있었던 것.

"아, 할머니가 도와주시는구나."

그는 목탁을 소품으로 사용한 그 개그 경합에서 당당히 2등을 차지했고, 그 때 페스티벌에 참가했던 또 다른 사람이 절친 개그맨 이수근이었던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전라북도 완주군 화산면의 작은 산골 마을에서 4남매 중 둘재로 태어났다. 할아버지는 큰 산과 토지를 가진 부농으로 결혼한 자식들이게 넉넉히 재산을 물려줬다. 그러나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가세가 기울면서 어린 시절부터 가난에 시달려야 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어머니가 자궁암 수술을 받자, 대신 살림을 해야 했던 누나도 집안 형편이 어려워 학교를 다시 다니지 못하고 봉제공장으로 일을 하러 나갔다는 사연은 눈물을 쏟게 한다.

18일 열린 출판기념 기자간담회에서는 그는 "철 없던 시절 가난을 부모님 탓으로 돌렸다. 어미니께 해서는 안 될 모진 말을 하기도 했었다"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